[서정헌의 사례로 본 창업]레저산업은 인간관계가 포인트

  • 입력 2001년 12월 2일 19시 30분


P씨 (35세)는 레저 관련 전문 잡지사에서 약 7년 간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각종 장비 등 관련 정보를 충분히 숙지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전문가에 가까운 식견을 갖추었다고 판단해 올해 봄, 창업을 결심했다. 물론 업종은 자신의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등산용품전문점이었다.

일반적인 초보 사업가보다는 자신 있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문제는 자금 마련이었다. 워낙 고가의 장비를 갖추어 놓아야 했고 최근 업종 경향이 대형 매장으로 변하고 있어 1억 원에 가까운 투자 금액이 필요했다. P씨가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대출금액을 포함하여 600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결국은 평소 알고 지내던 등산 애호가들을 단골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화공약품 도매상들이 즐비한 지역에 보증금 1000만 원짜리 점포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고전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현실은 더욱 심각했다. 특히 비수기인 여름철에는 하루에 고객이 단 한 명도 찾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좋지 않은 입지여건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3개월이 지나자 P씨는 대책 마련에 몰두했고 첫 번째로 한 일이 새로운 단골 고객을 만드는 일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등산 전문가를 초빙하여 산악동호회 활동을 전개했다. 매 주 일요일 점포 앞에서 전세버스를 대기해 놓고 회원들을 산으로 안내했다. 등산할 산의 선정에서부터 휴식처, 등산 가이드까지 피곤한 일정이지만 성의를 다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겨울철 성수기를 앞 둔 시점에 한 달 매출이 1500만 원을 훨씬 넘기 시작한 것이다.

▽분석과 조언〓여가 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싶어나는 것은 현대인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이로 인해 각종 레저 산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레저 관련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리 고가의 장비나 용품이라 하더라도 애호가들이 큰 망설임 없이 구입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점포를 찾는 고객은 많지 않더라도 구매에 따른 매출은 의외로 높다. 하루 2∼3명 고객이 올려주는 매출이 50만 원을 쉽게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해 이들과 친분관계를 두텁게 하는 것이 사업의 필수 요건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각종 동호인 모임을 파악하는 방법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 제품의 판매마진이다. 등산용품의 경우 대형 도매상이 밀집한 지역과 경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반 판매에서 생기는 마진보다 5∼10%는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도매상으로 향하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이다.

둘째, 성수기와 비수기의 현격한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특히 야외에서 즐길 수밖에 없는 레저 관련 사업인 경우는 도매시장이나 백화점 매장이 아닌 경우 단일 품목으로 매출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절별로 유사한 레저 장비 등을 구색으로 갖추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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