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헌의 사례로 본 창업]대형상권주변 알짜점포 찾아라

  • 입력 2001년 10월 21일 20시 01분


20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한 최모씨(47)는 3개월 정도 창업준비를 한 끝에 외식업이 유망하다고 보고 그 중에서도 한식업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최씨가 마련한 창업자금은 8000만원 정도. 주요 상권을 돌아보았지만 조금만 입지가 좋다싶은 점포에는 권리금만 수천만원이 붙어 있었다. 그렇다고 보유 자금을 전부 점포 구입비로 사용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고 생각됐다.

☞ '서정헌의 사례로 본 창업'연재 리스트

그는 대학생층이 주요 수요층인 대학가 상권을 1차 후보지역으로 잡았다. 점포를 정한 곳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이 몰려 있는 신촌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씨가 구한 점포는 최상급 지역은 아니었다. 중하급지 중에서 대중교통 시설과 인접해 있어 비교적 수요층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점포를 구했다. 다소 외진 곳이지만 점포가격이 적당하고 틈새를 노리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겨냥한 수요층은 대학생보다는 신촌지역으로 모여드는 직장인. 중심 상권의 신세대 문화에서 한 발 비켜선 사람들이 저녁시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해물구이 전문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유동인구만을 보면 오히려 한산해 보이기까지 한 곳이지만 하루 평균 40만∼50만원 정도의 매출이 꾸준히 유지되었다. 인근의 갈비집, 삼겹살집, 해물탕집 등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분석과 조언〓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이 있다. 이 지역 상권은 이 곳에 있는 각종 시설에서 근무하는 인원들로만 수요층이 형성되지는 않는다. 서울의 명동, 종로, 신촌, 대학로 등 연령대를 불문하고 약속장소가 되는 곳에서는 상권의 중심부보다 주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씨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특히 문화 격차를 심하게 느끼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소비층이 부담 없이 과거의 느낌을 간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큰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중심 지역과의 연계가 단절되는 지역이어서는 곤란하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색다른 인테리어 감각.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매장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만 나머지 공간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최씨가 가장 먼저 공사를 시작한 곳이 화장실이다. 청결은 물론이고 공간도 넉넉하게 확보해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고객층이 비슷하고 음식 맛에서 특별히 뛰어난 점이 없다면 결국은 서비스와 인테리어 차별화가 승부수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nachlass@hanmail.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