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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1년/개방경제시대]『국내지표 과신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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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1년/개방경제시대]『국내지표 과신 금물』

입력 1998-11-17 18:50수정 2009-09-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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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는 한국 외에도 많다.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가 구제금융을 받았고 브라질도 최근 IMF 지원을 받기로 했다.

영국도 76년 국가부도위기에 몰려 IMF의 도움을 받았다. IMF의 지원은 받지 않았지만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은 90년대초 금융기관 부실이 심각해져 지불불능 위기를 겪었다. 뉴질랜드도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영국의 성공〓영국은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를 겪은 나라 중에서 대표적인 ‘IMF 극복사례’로 꼽힌다.

영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요약되는 지나친 사회복지제도와 산업국유화로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이 심각해졌다. 70년대 들어서는 무역수지적자가 누적됐고 물가불안과 파운드화 가치하락이 겹쳤다. 당국은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잃었다.

결국 76년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국가부도 상태에 몰리자 노동당 정부는 12월 IMF와 차관협정을 맺고 2년간 39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영국은 정부지출 축소와 경제성장 및 물가의 억제, 통화가치 안정을 위한 재정적자 축소 등 IMF 요구를 충실히 이행했다.

6개월여만에 파운드 환율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1년만에 외환보유고도 1백50억달러로 늘어나 기한내에 IMF 지원자금을 모두 상환했다.

영국은 IMF를 계기로 79년 대처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내각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대처총리는 대대적인 ‘영국병’ 치료에 착수 부실한 민간은행과 국가보조에만 의존하던 국영기업 석유공사 영국가스 영국제철 영국텔레콤 영국원자력공사 등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한국의 상황〓한국은 태국과 함께 ‘IMF 우등생’으로 불린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비해 구조개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대외신인도가 상당히 회복됐다.

정부가 ‘민주화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신뢰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나타난 환율 안정 금리 하락 증시 회복 현상은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컨설팅업체인 ‘핀텍’의 배우규(裵禹奎)사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말한다.

한국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는 미국 재무부국채(TB)에 4.5∼5%대의 가산금리를 줘야 팔린다.

이같은 금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부적격을 뜻하는 ‘정크본드’에 적용되는 수준이다. 달러표시 외평채에 몰린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줄어들면 가산금리는 6% 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들은 아직도 해외에서 차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신용도 평가는 ‘BB+’로 투자부적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계 증권사의 서울 지점장은 “국내 일각에서는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곧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국제금융계의 분위기로 볼 때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기대”라고 일축했다.

▼주가, 환율의 함정〓환율 주가 등의 지표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 배사장의 충고.

한국의 외환시장 규모는 하루 거래량이 5억∼10억달러로 매우 작다. 5천만달러만 들어와도 환율이 출렁인다.

최근 달러당 원화 환율이 1천3백10∼1천3백20원대에 묶여있는 것은 정부가 알게 모르게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지 원화의 내재가치가 안정됐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배사장의 진단이다.

1억달러만 있으면 종합주가지수를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는 한국 주식시장은 국제투자자의 눈으로 보면 만만한 ‘공기돌’ 같은 시장이다.

한국이 그나마 작년말 바닥을 드러낸 외환보유고를 4백70억달러까지 끌어올리면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은 무역수지 흑자가 올해 3백50억달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 경제의 전략〓한국의 미래가 한국 내부의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 시대다.

작년 동아시아의 환란 확산 과정에서도 보듯이 개방경제 시대에는 세계 경제동향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의 경제동향은 직접적이고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계 투자은행의 한 지점장은 “최근 국내금리가 낮아지고 경기부양 정책이 발표되면서 한계기업 퇴출은 물론 대기업의 구조개혁도 지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재벌개혁이 늦어지면서 기업의 해외 매각을 통한 부채청산이 지연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반기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성에 차지 않는 어정쩡한 개혁으로 후퇴하는 조짐이 뚜렷하다”며 “기업이든 국가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지 않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고언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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