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부터 비즈니스 상담까지… ‘전통주 갤러리’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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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작년 2월 인사동에 설립, 최근 강남으로 옮겨 재개관
이현주 관장 “전통주 다시 기지개… 리더들이 더 많이 마셔야 산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전통주 갤러리 이현주 관장.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전통주 갤러리 이현주 관장.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민속주 54개, 지역특산주 655개가 있다. 이를 합쳐 전통주라 부른다. 양조장 수는 1796개.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주목해야 할 점은 전통주가 거의 사라졌다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사실.

 이런 분위기를 살려 우리 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도 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만든 공간이 있다. 전통주 갤러리다. 2015년 2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처음 문을 열었고, 22일부터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길의 한국전통식품문화관 ‘이음’의 1층으로 옮겨 재개관했다(02-555-2283).

 전통주 갤러리의 이현주 관장(49)은 세종대 호텔관광대학(조리외식경영전공)을 졸업하고, 2012년 전통주 소믈리에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듬해 농촌진흥청 전통주 홍보대사를 거쳐 관장이 됐다. “평생 전통주나 와인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싶었는데, 적성에 딱 맞는 일을 맡은 것 같다.”

 전통주 갤러리는 비즈니스 상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호텔이나 식당이 전통주를 원할 경우 최적의 전통주를 추천한다. 전통주 제조업자가 제일 좋아할 일이다. 이 관장은 이런 자리에서 전통주를 접한 사람들이 “이렇게 맛있고 좋은 술을 왜 지금껏 몰랐을까”라며 놀라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 관장은 갤러리에서 전통주 소믈리에들이 주제에 맞춰 매달 5종 정도의 술을 소개하고 시음행사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갤러리는 한번에 75∼1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사전 예약제). 술은 150여 종을 비치할 계획.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이 관장의 갤러리 콘셉트이다. 2013년부터 농림부가 시작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에 현재 24곳이 선정돼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주 산업은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일제강점기, 산업화 시기에 전통주는 거의 고사 직전이었다. 최근 국가와 민간의 노력으로 꽃봉오리를 맺는 단계에 와 있다.” 그는 꽃이 열매를 맺으려면 대중의 관심이 더 커져야 하고, 오피니언 리더들이 더 많이 마셔야 하며, 국가적 차원의 정상회담이나 국제행사의 테이블에 더 자주 전통주가 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관장은 요즘 귀농 귀촌을 하려는 청장년 중에는 양조장을 경영하려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력이 높은 전문인도 많다고 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복잡하고 힘든 세상에서 느림과 느린 삶을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요즘 전통주 제조의 트렌드는 고문헌을 복원한 술이 늘어나고, 병이나 포장 등은 젊어지며, 술 안에 다양한 향을 넣는 등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장은 전통주 산업을 키우려면 기술 향상, 디자인 업그레이드, 판로 확대,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장이 원하는 전통주의 위상은 어디쯤일까.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마시고 싶은 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심규선 대기자 ksshim@donga.com
#민속주#지역특산주#전통주#양조장#전통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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