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정책 현주소]한 일본계기업의 ‘한국진출 고충기’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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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인 압착단자를 생산하는 일본계 기업인 한국JST㈜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3000만 달러 이상 투자와 300명 이상 고용’을 5년 안에 이행하는 조건으로 2000년 초 경남 양산시 어곡공단에 입주하면서 외국인투자지역(FIZ) 지정을 받았다. 이 업체의 유치는 경남도가 발로 뛴 결과였다.

이 업체는 2001년 3월 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에 들어갔지만 현재 직원은 정규직 100여 명과 용역직을 포함해 200명에 못 미친다. 공장자동화가 빨리 진행된 데다 현 인원으로도 생산에 문제가 없기 때문.

그러나 허가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FIZ 업체에 주어지는 세금 및 부지임대료 감면 혜택이 사라질 뿐 아니라 그동안 받은 혜택도 모두 물어내야 한다.

지난해 말 이 업체의 고충을 전해들은 경남도는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노동부 등으로 구성된 외국인투자실무위원회를 상대로 협의에 나섰다.

먼저 허가조건인 300명의 직원 안에 비정규직도 포함시켜 줄 것을 외국인투자실무위원회에 건의했다. 산자부는 긍정적이었으나 노동부의 반대로 거부당했다.

이어 경남도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이 개정되면서 내년부터 고용인원에 관계없이 3000만 달러 이상만 투자하면 FIZ로 지정되는 것을 근거로 이 업체에도 개정 법률을 적용해 달라고 건의했으나 이번엔 산자부 쪽에서 난색을 표했다.

다급해진 이 업체와 경남도는 최근 “2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터이니 구법(舊法)의 입주조건 중 ‘5000만 달러 이상 투자업체’를 적용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이마저 재경부 등이 “입주 당시 조건과 다르다”며 반대하고 있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광역자치단체에도 외국인투자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만큼 중앙부처에서 모든 권한을 틀어쥔 채 융통성 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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