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예쁘니까”… 서클렌즈에 빠진 청소년 눈건강 적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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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저하 부르는 서클렌즈

미용 목적의 서클렌즈가 의사 처방 없이 유통되고 있다. 서클렌즈는 안구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미용 목적의 서클렌즈가 의사 처방 없이 유통되고 있다. 서클렌즈는 안구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안과 의사들이 서클렌즈의 위험에 대해 경고해도 사용자가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초등학생에까지 서클렌즈 붐이 일면서 부작용 때문에 안과를 찾는 아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아이들은 서클렌즈를 착용했을 때 진하고 커져 보이는 자신의 눈이 예뻐서 아파도 뺄 수가 없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안구건조증, 신생혈관 생성, 시력저하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친구끼리 돌려가며 색깔별로 사용하기도

서클렌즈는 원래 눈동자의 검은 부분이 없거나 각막이 혼탁하고 색소 결핍 등의 질환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료용 제품이다. 하지만 다양한 색상의 서클렌즈가 출시되면서 요즘은 미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여럿인데, 특히 청소년은 눈의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팬시점에서 저가의 미용렌즈를 구입하는 사례도 늘어 부작용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김보윤 카이안과 원장은 “어린 학생들이 마치 옷을 바꿔 입듯이 여러 색과 여러 모양의 렌즈를 이용하고 하나의 렌즈를 친구들끼리 돌려가며 착용하기도 한다”며 “서클렌즈를 오랫동안 사용해 각막염에 걸리거나 각막에 상처가 있으면 시력교정술 같은 시술을 미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장시간 사용하면 각막염, 시력 저하 발생

서클렌즈는 렌즈에 색깔을 내기 위해 렌즈 사이에 염료를 넣는다. 색소가 들어간 서클렌즈는 일반 렌즈에 비해 두껍고 산소 투과율이 낮다.

렌즈 때문에 눈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으면 신생 혈관이 커지거나 중심부로 파고들면서 염증이나 시력 저하 등을 일으킨다. 각막에 손상을 입기도 쉬운데, 눈이 충혈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저가 제품은 렌즈를 하나만 사용하고 안구와 밀착되는 부분에 염료를 입히기도 한다. 이런 제품은 눈에 더욱 심각한 손상을 끼친다. 서클렌즈를 장시간 사용할 때 신생 혈관이 생기거나 각막염, 각막궤양, 각막부종 등이 발생하는 이유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력 저하다. 성장기에는 안구도 같이 성장하는데, 눈 성장기에 이 같은 질환에 걸리거나 시력 저하가 시작되면 성인이 된 후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력교정술을 받는 데도 지장을 준다. 서클렌즈와 관련된 부작용은 시력교정술을 받기 위해 검사를 하던 중 발견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흔히 라식수술이라고 부르는 시력교정술은 각막을 레이저로 깎아내 교정시력을 확보한다. 안구에 렌즈를 삽입하는 렌즈 삽입술 역시 각막을 인위적으로 수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막이나 눈 상태가 건강할 때 가능하다. 안과 수술 특성상 안과 질환이 있을 때는 수술 자체는 고사하고 실행 여부까지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착용시간 지키고 부작용 있으면 병원 방문해야

서클렌즈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렌즈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눈 화장을 하는 여성은 렌즈에 화장품의 잔여물들이 쉽게 묻어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렌즈 보관함도 너무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서클렌즈 착용 시간은 하루 4∼6시간이 적절하다. 김 원장은 “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면 눈에 공급되는 산소 양이 줄어 눈물 공급을 방해하고, 눈이 쉽게 피로하고 건조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렌즈 때문에 눈에 문제가 생긴 것 같으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서클렌즈#눈건강#시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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