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8년 만에 흑자 전환…“자금력 바탕으로 빠른 성장 이뤘다”

  • 동아경제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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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승 사장 흑자 전환 계기로 첫 기자간담회
빠른 흑자 달성 요인 ‘자금력’…동시다발적으로 제품 개발
유럽 판매 호조로 수익 개선
올해 3분기 누적 제품 매출 작년 연간 실적 돌파
“바이오시밀러 시장 장벽 높아질 것”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창립 8년 만에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유럽 시장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 제품 판매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첫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장 매출(제품 기준)이 6500억 원에 달해 작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매출의 경우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8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자금력을 꼽았다.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자금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제품 개발이 가능했고 이러한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바이오시밀러 제품 4종을 개발해 유럽과 미국, 한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유럽에서는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타너셉트)’와 ‘임랄디(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아달리무맙)’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약 1조5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현재 EU 주요 5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오리지널 제품 시장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다. 임랄디는 작년 10월 암젠과 산도즈, 마일란 등 경쟁사 제품과 함께 유럽 시장에 출시돼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1년간 시장 매출은 약 1700억 원이며 공급 역량과 판매 노하우를 앞세워 시장점유율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한승 사장은 “현재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외에도 안과 및 희귀질환 치료제, 근골격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집중했지만 포트폴리오 확대와 함께 중국과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 진출을 면밀히 검토해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라니비주맙)과 SB15(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애플리버셉트) 등 안과질환 치료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SB12(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쿨리주맙) 등을 개발 중이다. 안과질환 치료제는 최근 미국 업체 바이오젠과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및 영업 파트너십을 맺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유럽 판매 허가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바시주맙) 외에 SB11 판매 허가 신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SB8은 지난 7월 유럽 식품의약국(EMA) 판매 허가 신청에 들어갔고 SB11은 임상 3상 막바지 단계를 돌입했다.

올해는 세계 2위 중국 시장에서 3S 바이오 등과 판권 계약을 맺고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브렌시스(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타너셉트)’ 10년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전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흑자 전환을 계기로 이번에 처음 기자들과 만난 고한승 사장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 방향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고 사장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기존에는 만나자고 해도 만나주지 않는 업체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며 “사업 초기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문을 가졌지만 이제는 품질과 생산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수한 품질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했다. 특히 품질과 대량생산 능력은 입찰 시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시장환경에 대해서는 작은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 사장은 “시장이 성숙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산업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금력과 연구·개발 능력 등 이미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창립 8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소회에 대해 고 사장은 “‘삼성’ 브랜드에 대한 높은 기대와 관심을 모두 알고 있다”며 “기대에 부응하면서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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