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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총선 5개월 앞으로]“뽑아주니 뭘 했나” 한나라 텃밭 PK조차 지뢰밭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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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총선 5개월 앞으로]“뽑아주니 뭘 했나” 한나라 텃밭 PK조차 지뢰밭 될 수도

동아일보입력 2011-11-12 03:00수정 2011-11-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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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경남 “한나라 선호하나 현역은 싫어” [부산·경남] 전통적인 야도(野都)였던 부산·경남(PK)은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최근까지 한나라당이 독주하다시피 해온 곳이다. 간간이 수도권에서 불어온 정치바람의 영향권에 들기도 했지만 한나라당은 비교적 공고하게 이곳에서 지지세를 지켜 왔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을 5개월 앞둔 지금 사정은 크게 달라져 있다. 저축은행 사태와 신공항 유치 문제로 민심 이반이 생기면서 이제 누구도 한나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과거의 야성(野性)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와 함께 4∼8일 ‘총선 D―5개월 민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PK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64.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 부산 민심의 핵심은 ‘변화와 물갈이’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도지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및 조국 서울대 교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내년 선거를 앞두고 PK 지역에서 야권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PK 출신 인물들이다. 이들이 전면에 나설 경우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아일보의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문 이사장과 안 교수가 내년 총선에서 야권 후보 당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67.7%에 달했다. 물갈이 여론과 야권 인사들의 움직임이 맞물릴 경우 총선에서 엄청난 태풍이 몰아닥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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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정치권의 화두는 ‘변화와 물갈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지역 민심이 상당부분 돌아섰다. 저축은행, 신공항 문제, 한진중공업 사태 등의 책임이 한나라당과 정부에 있다는 분위기다. 회사원 김동수 씨(33)는 “그동안 부산지역 출신 의원들이 중앙당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거수기 노릇 말고 한 게 뭐 있느냐”며 “지역을 등에 업고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제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현정길 정책위원장(48)은 “부산은 한나라당이 오래 집권해온 데 대해 피로도가 심하다”며 “야권에서 얼마만큼 인지도가 높고 신망이 높은 인물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지역정치 판도가 바뀌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현 국회의원에게 투표하겠다’는 부산시민은 18.3%였지만 ‘다른 인물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은 2배에 가까운 33.6%였다. 안철수 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견도 33.2%로 한나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28.7%)을 앞섰다. 신당이 없을 경우에는 한나라당 후보가 31.6%, 야권 후보가 36.5%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인물에게 투표하려는 이유로 43.7%가 현 정부에 대한 실망을 꼽았다.

실제로 거리에서 만난 부산 시민들은 다가오는 선거에서 투표 혁명을 예고하고 있었다. 대학생 이지은 씨(20)는 “권력이 오랜 기간 한쪽에 치우치면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가 묻힐 수밖에 없다”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한나라당의 공천 개혁을 바라는 여론으로 이어진다. 부산에서 3선 이상 중진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5선),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의화 국회부의장(이상 4선), 안경률 허태열 서병수 의원(이상 3선) 등 모두 6명이다. 박대해 의원(68)은 초선이지만 당 내부의 고령자 공천 논란에 걸려 있다. 부산경실련이 7월 지난 3년간 의정활동을 종합 평가한 결과 ‘미흡’ 평가를 받은 김무성 허태열 안경률 의원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에 대한 여론도 싸늘하다. 택시기사 손병기 씨(62)는 “신공항 유치 문제로 부산 전체가 들썩일 때 제대로 대응한 의원이 누구였냐”고 지적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세는 비교적 공고한 편이다. 안철수 바람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박 전 대표는 부산에서 차기 대선 양자대결에서 44.2%로 안 교수(40%)를 앞섰다. 총선 때 ‘박근혜 대 안철수’의 대리전이 펼쳐지면 어느 쪽으로 분위기가 쏠릴지 단언하기 어려운 이유다.

○ 경남은 상대적으로 여권 강세

경남에서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62.3%나 됐지만 한나라당 지지율은 부산(44.8%)보다 높은 50.8%다. 지난해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김두관 지사가 당선되면서 여당 일변도의 분위기는 달라졌지만 총선 성적에 기대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여권의 판단이다. 특히 내년 대선 후보 양자대결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51.4%)이 안 교수의 지지율(35.5%)을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다만 서민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바닥민심이 차가워 야권이 결집해 바람을 일으킬 경우 경남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자신을 ‘한나라당 골수 지지자’라고 밝힌 중소기업 S사 정모 대표(55)는 “정치인들이 국민 죽는 줄 모르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니냐”며 “낡은 정치인은 모두 집으로 보내고 새 인물로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 조합원 김모 씨(58)도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지만 기존 국회의원들에 대한 거부감은 크다”며 “민심을 우습게 보고 개혁 공천을 하지 않는다면 지난해 경남도지사 선거 때처럼 한나라당이 큰코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산에서 관변단체 대표를 지낸 이모 씨(50)는 “야권이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만 믿고 있다간 되레 고전할 수도 있다”며 “무조건 통합만 외치지 말고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 진해구에서 식당을 하는 박모 씨(52)는 “주민들 편에 서서 일하겠다, 경제 살리겠다 해서 뽑아주었더니 국회에서 싸움만 하고 있다”며 “완전히 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본보 조사에 따르면 경남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후보 양자 구도가 되면 36.4% 대 32.8%로 한나라당 후보 지지가 높았다. ‘안철수 신당 후보’를 포함한 3자 구도에서도 35.7%(한나라당), 25.4%(안철수 신당), 14.4%(야권) 순이었다. 지역적으로는 창원과 거제, 김해와 양산 등이 노동자가 많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정서가 강한 곳이어서 야권 강세가 예상된다.

▶ 총선민심조사-통계표(부산-울산-경남)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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