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불공정 분야’ 1위 정부고위직 인사, 2위 취업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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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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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라는 화두에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인사처리 및 정부의 고위직 인사(人事)에 대해선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 구현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함을 이번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정부 인사에 대한 만연한 불신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제반 영역 가운데 정부 고위직에 대한 인사에 특히 높은 불신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직에 대한 인사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은 무려 74.5%로 교육 취업 분배 사법처리 등 다른 영역보다 훨씬 불신이 높았다.

지역별로도 서울 80.5%, 대전 충청 78.6%, 호남 76.4%, 부산 울산 경남 69.7%, 대구 경북 70.0%, 강원 69.4% 등 전국에 걸쳐 불신이 높았다. 이는 최근 딸 특별 채용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고위공직 후보들의 도덕성 논란 등이 공직 인사 전반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깊게 남긴 탓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공정하지 않다는 답변(53.4%)이 공정하다는 답변(39.8%)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67.3%), 호남(65.1%), 대학 재학 이상(60.5%)의 응답자 사이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높았다. 반면 50대(50.8%), 대구 경북(49.3%), 중졸 이하(50.9%)의 응답자에서는 공정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 ‘공정 사회’ 정책기조 공감


이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 만들기’를 집권 후반기 정책 기조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적절하다’가 62.8%, ‘부적절하다’가 25.0%로 공감하는 응답이 훨씬 높았다. 지역별로 서울(67.1%)과 대구 경북(71.5%), 부산 울산 경남(69.5%) 등에서 긍정적 평가가 매우 높았다. 반면 호남은 ‘적절하다’는 응답이 49.6%, ‘부적절하다’는 대답이 37.2%로 상대적으로 평가에 인색했다.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답변(35.4%)이 가장 많았다. ‘불공정한 분야’로 높게 지적된 정치인 법조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밖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21.4%), ‘법과 원칙에 의한 사회운영’(20.2%), ‘학연 지연 혈연 등의 타파’(18.3%) 순으로 해법이 제시됐다. 20대 이하(19∼29세)는 ‘사회적 약자 보호’(25.6%)를 수위로 꼽은 반면에 50대 이상 응답자는 ‘법치’(2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 “교육 기회는 비교적 공정”

사회생활 영역 가운데 ‘교육의 기회’는 상대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록 공정하다는 응답(44.0%)보다 불공정하다는 응답(48.9%)이 다소 높았으나 다른 분야에 비하면 긍정적이었다. 고소득층의 사교육에 따른 학력 대물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교육 부문은 상대적으로 그나마 덜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육 현장에 있거나 최근 교육을 받은 20대 이하에서는 절반이 넘는 54.1%가 공정하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에 어려운 형편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을 포기한 경우가 많았던 50대 이상에서는 공정하다는 대답이 36.9%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대전 충청에서는 공정하다는 답변(46.9%)이 불공정하다는 답변(39.4%)보다 높게 나온 반면에 서울에서는 불공정하다는 답변(53.8%)이 특히 높았다. 사교육 바람과 고교 내신 및 입시 부정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의 기회(61.8%)와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58.3%)에 대해서도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높았다. 특히 30대에서 취업의 기회(66.4%)와 경제활동 성과의 분배(68.2%)에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부 판단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20대 이하는 절반이 넘는 50.9%가 공정하다고 답한 반면에 50대 이상에서는 57.4%가 불공정하다고 답하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했다.

○ 공정성 평가에서 가장 비판적인 충청권

한국 사회의 공정함을 보는 의견은 지역별로 편차가 나타났는데 특히 대전 충청 지역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5.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눈길을 끌었다. 이어 광주 전라에서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71.6%로, 두 번째로 높았다.

부문별로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충청권은 중앙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응답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모든 지역에서 정치권을 불공정 행태 1순위로 꼽고 2순위는 대부분 법조계 또는 교육계를 지목한 데 비해 충청권은 2순위로 중앙정부를 꼽았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여론조사 문항 및 답변 결과 (단위: %) ▼

문1)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1. 매우 잘하고 있다(8.4)
2. 대체로 잘하고 있다(39.7)
3.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30.7)
4. 매우 잘못하고 있다(12.5) 5. 모름/무응답(8.7)

문2)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공정하다(2.0)
2. 대체로 공정한 편이다(24.4)
3. 대체로 불공정한 편이다(53.2)
4. 매우 불공정하다(17.2)
5. 모름/무응답(3.2)

문3) 우리 사회에서 불공정한 행태가 가장 많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순서대로 두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1순위

1. 정치권(59.0)
2. 법조계(7.9)
3. 교육계(초중고교)(7.9)
4. 중앙정부(7.3)
5. 지방자치단체(3.5)
6. 재계(2.7)
7. 시민단체(1.9)
8. 언론계(1.5)
9. 종교계(1.3)
10. 학계(교수 등)(0.4)
11. 기타(0.4)
12. 모름/무응답(6.2)

1순위+2순위

1. 정치권(70.8)
2. 법조계(24.6)
3. 교육계(초중고교)(19.4)
4. 중앙정부(21.6)
5. 지방자치단체(17.8)
6. 재계(10.6)
7. 시민단체(4.5)
8. 언론계(8.0)
9. 종교계(2.8)
10. 학계(교수 등)(1.3)
11. 기타(0.4)
12. 모름/무응답(6.2)
문4) 다음의 각 항목별로 얼마나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문5)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 만들기 를 집권 후반기 정책기조로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적절한 정책기조라고 본다(62.8)
2. 부적절한 정책기조라고 본다(25.0)
3. 모름/무응답(12.2)

문6)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1. 매우 그렇다(7.4)
2. 그런 편이다(32.4)
3. 그렇지 않은 편이다(36.6)
4. 전혀 그렇지 않다(16.8)
5. 모름/무응답(6.8)

문7)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1.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35.4)
2.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21.4)
3. 법과 원칙에 의한 사회운영(20.2)
4. 학연, 지연, 혈연 등의 타파(18.3)
5. 모름/무응답(4.7)

문8)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 수사 재개나 특검은 필요없다고 본다(50.5)
2. 수사 재개나 특검이 필요하다고 본다(42.4)
3. 모름/무응답(7.1)

문9) 차기 국무총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 도덕성과 청렴성(62.7)
2. 다양한 경험과 경륜(24.6)
3. 정치력(5.4)
4. 젊음과 역동성(3.4)
5. 모름/무응답(3.9)

문10)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중심연합,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의 정당이 있습니다. 다음 중 어느 정당을 가장 좋게 생각하십니까?

1. 한나라당(35.4)
2. 민주당(26.0)
3. 자유선진당(3.6)
4.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0.7)
5. 민주노동당(7.0)
6. 창조한국당(0.6)
7. 국민중심연합(0.3)
8. 진보신당(3.2)
9. 국민참여당(3.4)
10. 기타 정당(0.5)
11. 없음/모름/무응답(19.3)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9월 7, 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이 대통령 “누구나 균등한 기회 줘야 공정사회”
▲2010년 9월8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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