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行 김명길 대사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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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News1
미국과 북한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News1
5일 재개될 예정인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일부 제재를 유예할 것이라는 협상안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이행조치에 따라 ‘상응조치’로 제안할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2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영변 플러스알파(+α)’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보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7월 일부 매체가 싱크탱크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으나 국무부가 “사실무근”이라며 곧바로 공개적으로 부인했던 내용이다. 그러나 복스는 협상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으로부터 들었다며 “이것이 미국이 주말에 북한 측에 내놓을 제안”이라고 전했다.

복스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6월말 판문점 회동 당시 종전선언과 한미연합훈련의 취소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발사는 이런 약속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는 신호라는 것.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김 위원장에게 종전선언 및 이후 수 주 내에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협상과 관련해 “미국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신속한 조치보다 더 단계적 접근을 포함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에는 30~60개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와 미사일 확장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이 포함되어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외교소식통은 복스 보도에 대해 “석탄, 석유의 제재 유예는 싱가포르 회담 때부터 내부에서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로 거론됐던 게 맞다”면서도 “다만 현재 초점은 제재 유예보다 체제 안전보장에 맞춰져 있는 만큼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SLBM을 발사한 직후여서 제재 완화가 논의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나 협상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행사 축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외교적 계획에 착수했다. 주민들에게 항구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예상되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 4명은 3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경유해 차이나에어 CA911편을 타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했다. 이날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김 대사는 기자들에게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며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어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했다.

북한 측 실무협상 차석대표로 알려진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과 정남혁 북한 미국연구소 연구사 등이 김 대사와 함께 스톡홀름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조철수 신임 미국 담당 국장으로 보이는 인물도 공항에서 목격됐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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