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9월 하순 실무협상…낡은 각본 만지면 거래 막 내릴 수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0일 0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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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실무협상이 이달 말 열릴 전망이다.

북한은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실무협상 개최를 제의했다. 다만 미국 측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면 지난해부터 이어온 협상의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밤늦게 최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보도했다. 미국 시각에 맞춰 실무협상 재개에 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최 제1부상은 담화에서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측이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여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최 제1부상은 그러면서도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직후부터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올 것을 촉구해왔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 연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시한을 정했다.

최 제1부상은 이날 담화에서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내용을 재차 언급하며 향후 실무협상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상응조치’ 비핵화 로드맵은 수용하지 않을 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북미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고 본다”라고 전제하며 지금까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포괄적 안전보장’ 문제와 ‘관계개선’ 문제 등을 모두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과의 실무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으며, 북측으로부터 제의가 오면 실무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욌다. 때문에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실무협상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한 강연에서 북한의 핵 무력이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는 평가를 재차 확인하고, 나아가 협상이 실패할 경우 동북아의 ‘연쇄 핵무장’에 대한 우려까지 표명하는 등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여온 만큼 실무협상에서 접점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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