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한 조국 후보자, 증인선서 2019년→1919년 잘못 읽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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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문회]
조국 “젊은 세대들에게 깊이 사과”… “모른다” 답변 간담회 절반 수준
법사위장 직접 질문에 與 반발
“조국 후보자 언행불일치 진심 사과를” 與 금태섭 지적에 항의문자 1800건

가까스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마지막 기한인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조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예행연습’을 이미 한 차례 치른 데다 자유한국당의 질의가 예상보다 날카롭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듯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엔 잔뜩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인사말에서 “저와 제 가족의 일로 국민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면서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논란의 정점에 선 것에 대해선 즉각 “성찰하겠다” “불찰이다”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 등 표현을 바꿔가며 자세를 낮췄다. 그 대신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은 2일 기자간담회 때 76회 이상 나왔지만 이날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청문회 시작 직전 증인 선서에서 조 후보자는 긴장한 듯 선서문에 적힌 ‘2019년’을 ‘1919년’으로 잘못 읽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통상 위원장은 청문회를 진행하지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여 위원장이 중간중간 조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를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편파적이다” “공정하게 진행하라”고 고성을 질렀고 여 위원장은 “민주당이나 공정해”라고 고함을 질렀다.

여 위원장은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여 위원장이 조 후보자에게 답변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자 이 의원은 “미국에선 청문회를 ‘히어링’이라고 한다. 히어가 무슨 뜻인지 아냐. 듣는다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1800개가 넘는 ‘문자 폭탄’도 받았다. 금 의원은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 되냐’고 반박한 점을 언급하며 “사람이 이걸 묻는데 저걸 답변하면 화가 난다. 언행불일치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있다”고 답했다.

핵심 증인들도 강제성이 없는 출석 요구 탓에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 11명 중 유일하게 참석한 웅동학원 김형갑 이사는 웅동학원 부실관리 의혹에 대해 대부분 “모른다”고 답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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