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에 긴박했던 청와대…당혹 속 일부에선 불쾌감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4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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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집행 아닌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靑 "성실 협조"
고민정 "김태우 진술에 의존해서 거듭 압수수색에 유감"

검찰이 4일 ‘유재수 비위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청와대 내부는 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정권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맞닥뜨린 검찰발 수사에 당혹스러움과 함께 일부에서는 불쾌감도 감지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5시35분까지 약 6시간 동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의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 시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이며, 실제 압수수색으로 이어진 것은 두 번째다. 직제상 대통령비서실에 속해 있지 않은 경호처 압수수색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9시부터 약 8시간 30분 동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과 반부패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당시인 지난 4월 한국환경공단 인사 개입 의혹 관련 청와대 인사수석실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불발된 바 있다. 이에 앞서 3월 공무원 출입기록 확보를 위해 경호처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진행된 두 번의 압수수색처럼 형사소송법 제 110조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의 특수성에 따라 강제집행이 아닌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압수수색은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의혹을 감찰하던 민정수석실 조사가 갑자기 중단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이뤄졌다.

조국 전 법무장관 재임 당시, 특별감찰반은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하던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정황을 포착해 감찰 조사를 벌였지만 두 달 뒤 돌연 중단했다.

서울동부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이날 오전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청와대로 찾아왔다. 양측은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고 대변인은 “서울동부지검이 요청한 자료는 지난해 12월26일 ‘김태우 사건’에서 요청한 자료와 대동소이하고, 당시 청와대는 성실히 협조한 바 있다”며 “청와대는 오늘 집행된 압수수색과 관련하여 검찰과 협의하여 제출이 가능한 관련자료를 임의제출하는 등 협조했다”고 밝혔다.

다만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의 진술에 의존하여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해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시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는 감찰이라는 한계 내에서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하였고 이를 근거로 대상자에 대해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고 거듭 밝혔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청와대 내부는 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일부에서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과하다’, ‘너무한 것 아니냐’는 등의 불쾌한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한편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이날 오후 민정수석실 소속 2건의 보고서를 공개하며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 전 시장과 관련해 접수한 최초 제보와 이첩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인이 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 출신의 검찰 수사관은 최초 접수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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