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혈통’ 상징 백마 탄 김정은…비핵화 중대결정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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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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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에서 백마를 타고 있는 모습이 16일 공개되면서, 비핵화 협상 등 국정운영에 있어 중대한 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김 위원장이 백두산 입구에 있는 삼지연군 건설 현장도 찾았다고 보도했다.

백두산이 있는 삼지연군은 조부인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지역이자 부친인 김정일의 고향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혁명의 성지’로 선전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과거 중요한 결심이 필요한 고비 때마다 이곳을 방문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어떤 결심을 굳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북한이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한 점을 볼 때 중대한 결심을 내릴 시기라기보다는 내부적으로 경제 성과를 챙기려는 행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에 대한 강한 지도자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우상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이 탄 백마가 이른바 ‘백두혈통’을 주장하는 김씨 일가의 상징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에서 내놓은 메시지 역시 대북 제재를 언급하며 미국을 탓하고, 주민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력갱생으로 헤쳐갈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이날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며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 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격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항일무장투쟁의 전통 아래 강한 국가를 만들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제재와 압박이 계속된다고 해도 자력갱생을 하자는 메시지”라며 “(미국에) 연말까지 기다리라고 했기에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리더십을 보여 줄 통치의 일환”이라고 내다봤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지금 경제 성과를 마감하는 시기이기에 건설 현장을 점검하면서 지도자상을 각인하는 행보”라며 “백마를 타고 선대처럼 백두산에 올랐다는 우상화 측면으로 대내 결속을 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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