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소미아 종료에 ‘로키’ 유지…한미훈련 비난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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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6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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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판단을 보류했으나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용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백악관 기자들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a very good friend)”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한 뒤 나온 첫 공개 발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발표 당일 “실망했다”고 한 것과 국무부가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논평을 낸 것과 온도차가 감지된다.

한국에 철회를 요구할 지 여부와 관련해 아직 행정부 차원의 구체적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당분간 로키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소미아 관련 질문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서도 “그는 내 훌륭한 친구(a great friend)”라며 추켜세우면서 한일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5일 비아리츠에서 아베 총리와 미일정상회담 전 실시한 기자회견에서도 지소미아 결정이나 한일 갈등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않았다.

반면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됐음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도발을 지속한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지난주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주 친밀한 서한을 받았음을 강조하면서 “달갑지는 않지만 약속 위반은 아니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베 총리가 끼어들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명백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공개적으로 상반된 입장을 밝혔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고 있다. 북한만이 아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미사일의 세상에 살고 있다”며 거듭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한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에 화가 나있다. 솔직히 나 역시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것은 완전히 돈 낭비라고 의견을 밝혔지만 그들(한국)이 축소된 형태로 실시했다”며 이번 훈련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의지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이는 9월 중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간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한미연합훈련 반대 입장을 앞세워 작전 비용을 명목으로 한 분담금 인상 압박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도 읽힌다.

미국은 앞서 10차 협상 당시 연합훈련 비용과 항공모함 등 미 전략 자산 전개 비용 등을 포함하는 ‘작전 지원’ 항목의 신설을 요구하며 대폭 증액을 압박한 바 있다. 이번 11차 협상에서는 전년 금액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6조 480억원)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판단을 보류한 것도 한국과 일본이 미국 정보에만 의존하게 된 상황을 방위비 협상에 활용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전 정부나 행정부 내 관료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지소미아 역시 한미일 3각 동맹의 가치나 이해보다는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그간 다자보다는 양자 관계를 중시해온 것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일 3각 동맹의 의미는 제한적”이라며 “미국의 안보 이익이 걸려있는 지소미아를 한국이 깬 것을 시정하기 위해 방위비 협상 등 현안에서 서서히 압박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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