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두언 빈소엔 여야가 없었다…MB “영어의 몸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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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7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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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인사 모두 고(故) 정두언 전 의원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까다로운 보석 조건으로 빈소를 찾지 못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문을 보내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1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는 친이(親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전 의원이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외에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병국·이혜훈·유의동·지상욱·하태경·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이주영·김용태·장제원·김성태·정양석·이만희 의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경필 전 경기지사,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찾아 애도했다.

친이계 핵심 인사였던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을 비판하면서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정치평론가로 변신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최측근 이재오 전 의원을 통해 조문을 전달하고,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이재오 전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조문을 통해 ‘영어의 몸이 되지 않았다면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감옥 가시기 전에도 평소 정 전 의원을 한번 만나야겠다는 얘기를 수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고인을 애도하는 것이 예의다. 고인이 못다 한 말이나 생각이 있어도 고인이 되면 없어진다. 저를 비롯해서 고인과 가까운 사람들은 평소 좋았던 것만 기억하기로 했다”며 “함께 일했던 것, 서로 힘을 모아 대선을 치른 것, 그런 점을 기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 고인이 혼자서 감당했을 괴로움이나 절망을 생각하면 제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가슴이 아프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세상에서 편하게 쉬시길 바란다”고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박주선 의원은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데 힘을 합치자고 했는데 안타깝다. 바른 사람인데”라며 애도했다.

이종걸 의원은 “같이 정치를 해본 적이 있다. 배려하는 생각, 그리고 깔끔하고 기분 쿨한 그런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무언가를 갖고 계신 분이셨다”며 “정치가 아니더라도 서로 얘기하고 통할 수 있는 분이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든다. 얼마 전부터, 아니면 10여년 전부터 정치인의 자살이 참 많다. 한국 정치가 그렇게 허무한 것인가, 서로 버티기가 힘든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 마음이 착잡하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정 전 의원은 늘 정의로운 세상을 꿈꿔왔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분의 안타까운 일로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저세상에서는 모든 아픔과 고민을 다 털어내고 영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빈소를 찾은 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정 전 의원의 뜻을 이어받아 좋은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선배님과는 제가 동작구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들어오게 될 때 정말 전적으로 제 선거를 다 맡아서 도와주신 각별한 인연이 있다”며 “선배께서 못 이룬 꿈, 정두언 선배님이 생각하고 그렸던 대한민국을 남은 후배들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 정치에 큰 족적을 남길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이다. 이렇게 허무하게 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남아 있는 우리가 더욱더 제대로 된 보수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다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내년 총선을 통해 원내로 들어오셔서 보수를 개혁하고 합리적 보수를 세울 수 있는 주춧돌 역할을 해주시길 바랐다”며 “속절없이 떠나 충격적이다. 아직까지 정신이 멍하다. 걱정도, 아픔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선배의 죽음은 대한민국의 큰 손실이고, 개혁 보수의 입장에서도 큰 아픔”이라며 “하지만 선배가 이뤄내려 한 꿈, 남아있는 후배들이 이루겠다. 어려워진 보수 진영을 새롭게 개혁하고, 진짜 보수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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