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함께 자리 못하는 유시민·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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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2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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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호위무사 유시민…모친상으로 부득이 불참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드루킹 항소심…“운명 같은 것”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5.19/뉴스1 © News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5.19/뉴스1 © News1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23일)에 그의 곁을 지키던 최측근 2명이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로 불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다.

유시민 이사장은 22일 모친상을 당해 빈소를 지켜야 해 올해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유 이사장은 ‘호위무사’란 별명답게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앞장섰다. 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신문과 인터넷에 써왔던 정치칼럼 절필을 선언하며 ‘노무현 지키기’에 나섰고 이후 개혁국민정당을 만들어 노 전 대통령을 외곽에서 지원했다.

2002년12월20일 오후11시30분쯤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노 전 대통령이 유 이사장을 가장 먼저 찾을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는 돈독했다.

2003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열린우리당 탄생, 탄핵, 국가보안법 폐지 등 당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역경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직설적인 언사로 야권과 불화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유 이사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신뢰를 보냈다.

그는 2013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작가’로서 집필활동과 TV출연 등을 해왔다. 그러다 2018년 10월 제5대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공식 취임하며 노 전 대통령 곁으로 다시 다가왔다.

이사장 부임 후 첫 추도식인 만큼 유 이사장 참석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안타깝게도 올해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당선인 시절인 2018년6월1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부인 김정순씨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당선인 시절인 2018년6월14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부인 김정순씨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유 이사장은 이날 자신의 공식 팬클럽인 ‘시민광장’에 자필 편지로 “제 어머니가 여든아홉 해를 살고 세상을 떠나셨다”며 “다시는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을 수 없게 된 것은 아쉽지만 저는 어머니의 죽음이 애통하지 않습니다”고 전했다.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도지사도 부득이 불참하게 된다. 추도식이 열리는 23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관련 항소심이 열리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라면 김경수 도지사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다. 대선후보 선대위 전략기획팀을 시작으로 참여정부의 국정상황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 대통령 공보비서관 등을 지내고 청와대를 떠났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에는 봉하마을에 정착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을 지켰다.

서거 이후에도 매년 추도식에 참석하며 노 전 대통령 곁을 지켰지만 올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한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전하며 “제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다. 그러나 어려워졌다. 탈상은 다시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이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소심 재판 일정과 겹쳤기 때문”이라며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도 제가 이겨내야 할 운명같은 것이겠지요”라며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떠올리게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고 썼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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