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개방한다는 중국 정부, 한국 게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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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6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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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이 화재다. 지난 5일 중국 상화이에서 열린 상하이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개방적인 자세와 조치로 세계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라며 중국 시장 개방에 힘쓰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시 주석은 해당 발언에서 "중국은 보호주의와 일당주의를 반대하고,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해야 하며, 중국 개방의 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며, 개방을 기본 국책으로 삼고 더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며, 세계 경제에서 시장 개방의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중국 이미지(자료출처-게티이미지)
중국 이미지(자료출처-게티이미지)
이번 시 주석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막강한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은 물류, IT, 산업 분야는 물론, 영화, TV, 음악, 게임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시장 경제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어 전세계 기업들의 1순위인 국가다.

이러한 중국 시장에 대한 개방의 의사를 밝힌 시 주석의 발언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중에서도 여전히 급냉 기류를 타고 있는 한국의 콘텐츠 시장에도 희소식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16년 주한미군의 THAAD(이하 사드) 배치 이후 한국 콘텐츠 전반에 대한 이른바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 굳게 닫힌 중국 시장의 문은 여전히 풀릴 줄 모르고 있고, 이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게임산업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하반기 이후 한국산 게임에 대한 중국 서비스 허가 이른바 '판호'를 내주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3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한국 게임의 판호를 발급해 주지 않았다. 사실상 중국 서비스에 대한 길이 막혀버린 셈이다.

더욱이 전세계 배틀로얄 열풍을 불러일으킨 베틀그라운드의 IP를 중국 최대의 게임사 텐센트가 서비스했지만, 결국 판호 미발급으로 중국 마켓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등 판호 발급 이전에 서비스를 진행한 게임 이외에 신규 게임의 IP 사업의 문도 굳게 닫혀 있는 상황.

중국과 한국의 정치적인 만남이 이어지면서 조만간 풀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계속되고 있고, 2019년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대만 게임의 판호 발급과 함께 일본,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게임이 판호 발급을 받았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도 했지만, 한국 게임의 소식은 전혀 없은 것이 현실이다.

중국 이미지(자료출처-게티이미지)
중국 이미지(자료출처-게티이미지)

이에 반해 중국 게임의 한국 공략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이후 중국 게임들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것은 물론, 유튜브, 포털, 오프라인 이벤트까지 막대한 마케팅을 쏟아 부으며,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 기간 중 출시된 게임만 수백 종에 달한다.

자기집 문은 걸어 잠그고, 우리집에 출입하는 이상한 이웃의 방문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사그러들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30일 액션스퀘어의 삼국 블레이드의 중국 판호 발급 소식에 주가가 급격히 상승세를 탔고, 위메이드, 엠게임 등 중국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할 만큼, 여전히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시장 개방을 언급한 주석의 발언에 대해 한국 게임 산업은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보호주의, 일방주의를 강력히 반대하며 무역장벽을 허물고,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하겠다는 시 주석의 발언은 본인들의 문은 걸어 잠그고, 한국 시장 공략에는 적극적인 역차별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는 작금의 상황을 타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

과연 ‘한중일 FTA’ 등의 투자협정까지 언급하며, 적극적인 시장 개방의 뜻을 밝힌 시 주석의 발언이 자국 게임과의 경쟁도 모자라 37억 90천만 달러(한화 약 4조 3,869억)에 이르는 게임시장을 기반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 게임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올지 아니면 공염불이 될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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