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디자인하듯… LG 가전도 개인 공간에 맞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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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현 LG전자 사장, 獨 IFA 참석… 미래사업 핵심으로 ‘공간 가전’ 제시
“주방-거실-침실 등 공간 서로 연결… 융복합 제품 수요 더 늘어날것”
가전-가구 결합 ‘LG 오브제’ 등 주목

“주방과 거실, 침실 등 집안 공간이 연결되고 있습니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미래는 ‘공간 가전’에 있습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이 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IFA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송 사장은 이날 “단순히 기술적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거 공간의 효율과 기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사장이 LG전자의 미래 사업전략으로 제시한 ‘공간 가전’은 가전 업계의 새로운 화두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뒤 각 산업의 경계가 무너진 것처럼 생활 속 공간도 경계가 흐려지고 개념이 바뀌었다. 소비자들의 생활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사장은 “서재를 재택근무를 위한 홈오피스로, 침실은 취미생활을 위한 홈시네마로 꾸미는 등 자기만의 생활, 공간의 기능성을 따지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1∼3인 가구가 늘면서 주거공간이 개인 맞춤형 공간으로 바뀌고, 이에 따라 공간을 활용하고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IFA 2019 전시장에서 인공지능 전시관 ‘LG 씽큐 홈’을 마련해 공간 문화의 변화와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주방과 거실이 통합된 ‘그레이트 리빙·키친’, 옷방과 세탁실이 통합된 ‘스타일링룸·세탁라운지’ 등을 마련해 두 공간을 연결하는 융복합 제품을 함께 전시했다.

거실, 주방 내 다양한 가전제품의 허브 역할을 하는 ‘LG 디오스 스마트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가 대표적인 융복합 제품이다. 사용자는 주방에서 냉장고를 통해 조리법을 검색하거나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다.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 ‘LG 오브제’도 공간가전에 집중한 사례다.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 등 4가지 제품군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주변 가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가구처럼 디자인돼 다양한 인테리어로 연출이 가능하다. 가습 공기청정기 등이 평소에는 협탁이나 화장대 등으로 쓰일 수 있는 식이다. 올해 IFA에서 중국 가전업체 창훙 등은 LG 오브제를 모방한 제품을 대거 공개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집이 과거엔 단순히 주거의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사회적인 공간으로 개별화, 전문화됐다”며 “새로 나온 여러 제품이 연결, 통합되면서 어떻게 고객의 삶을 편리하게 해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송 사장은 일부 제품에서 먼지와 곰팡이가 발견돼 소비자 민원이 제기됐던 LG전자의 ‘트롬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에 대해 “소비자원의 권장사항을 충분히 이행할 것이고,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소비자들에게 감동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2일부터 지금까지 판매된 145만여 대의 건조기를 대상으로 세척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문제 부품을 전량 교체 수리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1∼6월)에 역대 최대치인 매출 30조5443억 원을 기록하며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가전업체 1위를 차지했다.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등의 판매 호조 덕이다. 송 사장은 “올해 가전 사업 성과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1위다, 아니다’를 떠나 더 큰 성장을 위해 앞만 보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lg전자#송대현 사장#공간 가전#lg 오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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