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파가 기존 관세 폐지 합의 막판에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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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0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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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브리핑 중인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 © 뉴스1 자료 사진
정례브리핑 중인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 © 뉴스1 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중 상호 간 ‘단계적’ 관세철회 합의 여부와 관련, “중국과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중국 측의 공식 발표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당초 미중은 기존 관세의 단계적 철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 미국의 강경파들이 이를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대중 강경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미중의 기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7일 기존의 대중 관세철폐가 처음 나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 부인하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보자.

◇ 가오펑 대변인 “미중 기존 관세 단계적 폐지 합의” : 지난 7일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미 양측 협상 대표들이 지난 2주간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가졌다. 양측은 협정 체결이 진전됨에 따라 서로의 상품에 부과한 기존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내리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했지만 합의는 서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 추가 관세 유예에 합의했을 뿐 기존 관세 부분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 커들로 위원장 기존 관세 철폐 확인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의 일환으로 이미 서로 부과하고 있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데 합의했다는 중국 상무부의 발표를 미국도 확인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8일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 미중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내용에 기존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단계 미중 무역협상 합의안에 기존 관세 철폐도 포함돼 있다”고 시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커들로 위원장이 자사와 인터뷰에서 “1차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그 안에는 기존 관세 폐지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백악관 내부 반발 심해 : 그러나 상황이 급반전했다. 블룸버그 등 미국의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의 일환으로 합의한 ‘기존 관세의 단계적 철폐’ 계획이 백악관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통신은 양국 간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 내부 인사들뿐 아니라 외부 자문위원들까지 양국의 단계적 관세 철폐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은 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1차 무역협상안에 기존 관세 철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만이 기존 관세 철폐를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백악관 외부인사로, 최고의 대중 매파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이번에 중국에 밀리면 계속해서 밀릴 것”이라며 백악관 강경파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CNBC는 보도했다.

◇ 트럼프 대통령 “합의한 적 없다” :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존 관세의 단계적 철폐를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조지아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들은 관세 철회를 바라겠지만 나는 어느 것에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상호 간 단계적 관세철회 합의를 공식 부인하면서 1단계 합의를 위한 양측간 논의는 다시 ‘롤러코스터’를 탈 공산이 커졌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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