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前국무 “네타냐후, 잘못된 정보로 트럼프 갖고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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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0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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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 사진=게티이미지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 사진=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른바 ‘트윗 경질’ 당한 전직 ‘책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과 관련, 연달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잘못된 정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았다’고 주장했다.

20일(현지시간) 의회 전문 매체 더 힐 등은 틸러슨 전 장관이 17일 하버드대학 교수들과 만남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고 학내 신문 ‘하버드 가제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틸러슨 전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뛰어난 정책가이자 외교관”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스라엘 측이 미국 당사자들을 설득해야하는 때가 생기면 잘못된 정보를 활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대통령에게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고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라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몇 차례에 걸쳐 그런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스라엘에 속았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린 적도 있다고도 전했다.

즉 틸러슨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취임 초부터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온 트럼프가 사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속아왔다는 뜻으로, 양 측을 동시에 저격한 셈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동아DB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동아DB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18일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및 이란 협상과 관련,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혹평했다. 이란과 북한은 제재 완화만을 원한다는 게 볼턴의 입장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에 대해서는 ‘전쟁 행위’라고 규정짓고, 지난 여름 이란이 미군 드론을 격추했을 때 군사 대응을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정부 초대 국무장관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와 균형’역할을 한다는 평을 받으며 ‘어른들의 축’으로 불렸다. 하지만 북한, 이란 등 주요 외교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오다 지난해 3월 ‘트윗 경질’됐다.

존 볼턴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란 등 외교정책에 대해 꾸준히 이견을 보였고, 이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을 통해 공개적으로 경질을 통보받았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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