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중국이 한-일 중재자 역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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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6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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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2019.7.26/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2019.7.26/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와 관련해 “중국이 중요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나섰다.

문 특보는 15일 보도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진 미국이 그 역할(한일 간 중재자)을 해왔지만 이젠 중국이 할 때가 됐다. 한중일 협력은 동북아시아의 평화·협력뿐 아니라 공동 번영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 차원에서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시 절차상 우대 혜택을 부여해온 우방국(화이트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취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일본의 조치로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됐다”고 판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을 결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일본은 한국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제재(수출규제)를 부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일본이 우릴 믿지 못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민감한 군사정보를 그들과 교환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문 특보는 이어 “한국의 보수 진영과 미국 워싱턴 (정가) 주류에선 (한일) 지소미아를 갱신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약화될 거라고 하지만 지소미아는 한일 간의 문제”라면서 “미국이 그 체결을 중재했다고 해도 협정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과거엔 미국이 한일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개입했던 게 사실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 한미일 3국 간엔 정보공유약정(TISA)이 있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갱신하지 않더라도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미국을 통해 일본과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불개입이) 한일 갈등을 더 심화시킨 한 요인일 수도 있다”면서 “미국은 항상 한일 간의 긴밀한 군사적 협력과 조율을 원해왔기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매우 실망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문 특보는 미국의 Δ주한미군 관련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Δ한반도에 대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 시사, 그리고 Δ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도 향후 한미 간에 견해차가 드러날 수 있는 사안들로 꼽았다.

그러나 그는 “때로는 한미 간에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지만, 동맹은 국익 증진을 위한 도구인 만큼 그런 차이를 극복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 특보는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선 “북미가 보다 생산적인 협상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남북한 관계 증진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은 건 한미합동군사훈련 뿐만 아니라 “실무협상에서 실질적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으로부터 그런 신호를 읽지 못했음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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