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백악관서 저녁 만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5일 2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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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송환돼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저녁을 함께 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만찬에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17개월간 북한에 구금됐던 그는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풀려났다. 미국에 돌아온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유족은 그가 북한 당국의 고문으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웜비어의 부모는 아들의 사망 이후 북한 정권을 비판하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왔다.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미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불법 억류와 고문 등 가혹행위에 대해 북한의 책임을 물어 “북한은 웜비어의 가족에게 5억113만4683달러(약 5643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 부모를 만나 유감을 표시한 뒤 북핵 협상을 앞두고 달래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웜비어 사망의 책임을 두고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사망 후) 알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웜비어의 부모는 성명을 내고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이 우리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반발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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