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의 나라’ 러시아, 술 소비량 10년새 43% 줄어…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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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술 소비 통제 정책이 효과
건강의 중요성 강조하는 이들도 늘어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의 술 소비량이 지난 10여년 동안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놓은 ‘알코올 정책 영향 사례 연구: 러시아 연방의 알코올 판매 제한 조치가 사망률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의 1인당 술 소비량은 43%가 감소됐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국가 중 하나였다”며 “이는 1990년대 들어 사망자 수가 급증한 원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술 소비는 러시아 연방, 특히 경제활동 인구인 남성들 사망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오랫동안 인식돼 왔다”고 부연했다.

실제 1990년대 초반 러시아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57세로 상당히 낮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경향은 역전됐다. 2018년 기준 러시아 평균 기대수명은 여성이 78세, 남성이 68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 배경에 러시아 정부가 펼친 알코올 통제 정책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양주 소비자가의 인상, 주류 광고 금지 등을 도입하며 음주와 관련한 강력한 규제를 시작했다.

주류 판매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제한됐다. 음료로 분류돼 주류에서 제외됐던 맥주는 ‘술’로 공식적 개념이 변경됐다. 길에서 음주를 하는 것도 금지됐다.

러시아의 경기가 살아나며 중산층이 늘어난 것도 술 소비 감소의 이유다.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생활방식이 변화한 것이다.

하지만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가난한 지방에서는 집에서 만든 술을 마시는 음주문화가 여전히 퍼져있다고 BBC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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