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빈 살만 G20서 요란한 ‘하이파이브’ 나눈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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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요란하게 인사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CNN과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서로 팔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나눈 것을 빼놓지 않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가 자칫 G20 무대에서 움츠러들 수도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이 가장 따뜻하게 반겨줬다고 보도했다. CNN도 G20 개막을 전한 방송 리포트에서 두 정상의 하이파이브를 비중있게 다뤘다.

USA투데이는 G20 회의장에서 보여준 두 정상의 요란한 인사에 대해 “마치 도서관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린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하이 파이브를 나눈 데 이어 G20 정상들의 회의 테이블에서도 옆자리에 앉아 웃음 지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 정부와 빈 살만 왕세자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이 왕세자를 규탄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비난을 자제해왔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는 모른다”면서 “왜 우리가 사우디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바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에 속하지 않은 러시아는 원유 감산에 대해 같은 입장을 갖고 있는 등 나름대로 돈독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USA 투데이는 푸틴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 유난히 반갑게 인사한 것은 무자비한 탄압을 일삼기로 잘 알려진 두 정상의 동병상련의 심정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카슈끄지 사건과 예멘 내전 개입 등으로 불편한 입장이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함정을 나포한 문제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유로 1일 갖기로 예정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푸틴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와의 친밀도를 유난스럽게 드러낸 것은 사우디와 친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행동이기도 하다.

【로스앤젤레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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