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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책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난데없이 “터키 경제 파괴”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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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책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난데없이 “터키 경제 파괴” 경고

카이로=이세형특파원 , 워싱턴=이정은특파원 입력 2019-10-08 16:19수정 2019-10-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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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시키고 터키의 쿠르드족 탄압을 묵인할 뜻을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센 비판에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탄핵 위기 와중에 소속 공화당에서도 시리아 철군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이를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터키가 도를 넘는 조치를 취하면 터키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말살시키겠다. 나는 전에도 그랬다”고 썼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무역협정 서명식 기자회견에서도 “터키와 쿠르드 중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겠다”며 “시리아에는 미군이 50명이 있고 그들이 다치거나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도 ‘미국인이 다치면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터키 측에 일방적 군사 행동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동맹의 가치에 대한 과소평가, 중동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시리아에서의 황급한 철수는 러시아, 이란, 시리아 정권만 이롭게 한다. 이슬람국가(IS) 및 다른 테러 집단의 위험도 높인다”고 지적했다. 밋 롬니 상원의원도 “쿠르드 동맹을 버리는 일은 배신”이라고 성토했다. 대통령 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조차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혹평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도 가세했다.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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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아예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난장판(shambles)”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인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등의 주요 인사들도 잇따라 우려를 표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쿠르드족이 중심인 시리아 반군 시리아민주군(SDF)은 지금도 약 2만 명의 외국인 IS 가담자들을 포로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이 쿠르드족을 버리면 IS 가담자들의 관리도 어려워진다. 미국과 유럽은 IS 가담자들이 풀려나면 본국으로 돌아와 테러 행위를 벌일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적’ 이란도 시리아에서 군사기지 건설을 비롯해 다양한 군사,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시리아에서 갑자기 물러나면 이란에 대한 견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르드족은 미국을 강력 규탄했다. SDF는 이날 “미국은 이 지역에서 터키의 군사작전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약속했다. 전일 백악관 발표는 SDF의 등에 비수를 꽂는 행위이자 그간 이곳에 구축한 평화와 안보를 모두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이미 국경 지역 쿠르드족이 탈출을 시작했다고 시작됐다고도 전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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