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軍, 반정부 시위 과잉진압 인정…총리, 철군 지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8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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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보안군은 7일(현지시간) 반정부시위대에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유혈사태가 발생한 바그다드 교외 사드르시티에서 보안군의 철수를 지시했다.

AP통신과 알지자라에 따르면 바르함 살리흐 대통령은 이날 방송연설에서 “집회시위와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다”면서 보안군의 과격 진압을 비난했다. 그는 내각의 각성과 의회의 선거법을 포함한 법률 개정 등을 촉구했다. 과격 진압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주문했다.

마흐디 총리는 사르드시티에서 보안군의 철수를 지시했다. 보안당국 발표에 따르면 보안군이 전날 사르드시티 반정부시위대 해산을 위해 총기를 사용해 시위대 14명이 죽고 62명이 다쳤다. 사르트시티 치안 유지는 경찰이 맡게 된다. 마흐디 총리는 진상조사도 지시했다.

이라크 군은 이날 성명을 내어 “사르드시티에서 과도한 물리력(excessive force)이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이어 “교전규칙에서 벗어난 과도한 물리력이 동원됐다”면서 “잘못된 행동을 한 장교와 병사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라크 당국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발동했던 통행금지령과 인터넷 차단 조치도 각각 5일과 7일부로 해제했다. 총리실은 마흐디 총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사태 관련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정부는 시위대의 개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라크 당국은 여전히 시위 중심지였던 바그다드 타흐리르광장을 통제하고 있다. AP는 군경의 삼엄한 경계로 타흐리르광장이 마치 군부대 막사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공공서비스 개선, 일자리 확보, 부패 종식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 바그다드에서 시작됐고, 이후 이라크 다수민족 시아파가 다수 거주하는 이라크 남부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번 시위의 경우 특정 정당이 주도하거나 특정 정치색을 띠지 않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시위대들은 마흐디 정부가 부패했고, 국민의 민생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이라크는 전세계에서 4번째로 석유 매장량이 많지만 국민 4000만명 중 상당수가 적절한 교육과 보건, 상하수도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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