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동생 살리고 세상 떠난 5살 언니 ‘시리아 내전의 비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9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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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언니는 7개월 동생을 살리고 건물에 온 몸이 깔린 채로 자신은 하늘로 떠났다.

시리아네트워크 SY24는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립주 아리하 마을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깔려 있는 세 딸을 보며 아버지가 절규하고 있는 사진을 보도했다. BBC, 알자지라 등 외신을 통해 전세계로 퍼진 사진은 시리아의 참상을 전하고 있다.

사진 속 건물 잔해 중간에는 한 소녀가 건물 속에 몸통과 팔 일부가 깔린 채로 더 어린 아이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다. 건물 잔해에 깔려 있는 소녀는 리암(5), 리암이 앞섶을 잡고 있는 아기의 이름은 투파(1·여)다. 자매의 언니 달리아도 정부군의 공습으로 잔해 속에 파묻혔다. SY24는 아버지 아마드 알 압둘라가 잔해에 갇힌 딸들을 보면서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비명을 질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어진 2차 붕괴로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리암은 동생 투파를 살리고 사망했다. 언니 달리아와 동생 투파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공습으로 압둘라는 아내 아스마 나킬과 딸 리암을 잃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26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학교와 병원, 시장 등을 공습해 지난 열흘 간 적어도 민간인 10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약 300만 명이 거주하는 이들립주는 정부군과 8년 간 내전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 측을 지지하는 터키는 지난해 9월 이들립주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하야트 타흐리르 얄샴(HTS)’ 이 지역에서 세를 확장하며 시리아 정부군은 4월 말부터 HTS 퇴치를 빌미로 반군 공격에 나서고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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