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안 보낼테니 돌아오라”…反체제 인사들 귀국시키려는 사우디,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6일 20시 47분


코멘트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동아일보 DB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동아일보 DB
사우디아라비아가 해외 거주 반체제 인사들을 자국으로 귀국시키려 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반체제 인사들이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의 개혁과 국정운영에 대해 해외에서 비판하는 것을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FT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정부는 해외에 있는 일부 반체제 인사들을 접촉해 “왕세자의 개인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사우디로 돌아오면 위해를 가하거나 감옥에 보내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반체제 인사들을 귀국시키려는 이유는 왕가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급속히 늘어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우디 왕실이 의뢰해 진행한 비공식 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사우디 출신 정치적 망명 희망자는 약 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가 지난해 10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게 드러나면서 국가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것도 반체제 인사에 대한 접근법을 바꾼 계기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해외 거주 사우디 반체제 인사를 하나로 묶는 조직은 없다. 하지만 언제든 이들이 단합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의 사우디 출신 활동가는 “사우디 정부가 우려하는 건 해외 반체제 인사들이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의회 같은 곳을 대상으로 로비에 나서는 것”이라며 “반체제 인사들은 최근 사우디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