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비업계에 다시 몰려온 ‘사우디 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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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피살후 잠시 주춤… 개혁 주도 빈살만 돈풀기 적극적

미국 워싱턴의 홍보 및 법률 컨설팅사에 사우디아라비아 ‘오일머니’가 다시 몰려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전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 반(反)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된 뒤 일부 로비업계가 거리를 뒀지만 대부분 돈의 위력에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WP에 따르면 이달 현재 워싱턴에서 사우디 정부 업무를 담당하는 로비회사는 20개로 카슈끄지 사태 이전(25개)과 큰 차이가 없다. 대형 홍보컨설팅사 MSL은 피살 사건 직후 사우디 측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자회사 코비스를 통해 여전히 사우디 정부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이를 통해 번 돈만 약 1900만 달러(약 224억 원)에 이른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사가 운영하는 카브커뮤니케이션도 2월 사우디 정부와 월 12만 달러의 홍보 계약을 맺었다. 유명 법률회사 킹앤드스폴딩도 지난해 11월 약 95만 달러를 받았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사우디와 미국이 점점 밀착하고 있어 사우디 로비시장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4)의 부상도 워싱턴 로비업계의 ‘사우디 일감 따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지만 신도시 건설, 여성 억압 정책 폐지 등 각종 개혁·개방 정책을 주도하며 돈 풀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38)과도 매우 가깝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사우디 오일머니#워싱턴 로비업계#카슈끄지 피살#무함마드 빈 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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