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밤, 한번도 못꾼 꿈★을 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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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U-20 월드컵 결승전]
흥겨운 음악 속 훈련도 즐겁게…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결전 앞두고도 ‘유쾌한 선수들’

1시 올빼미 응원 준비됐나요… 한국, U-20월드컵 첫 우승 도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왼쪽)과 이강인이 14일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눈빛을 
교환하며 미소짓고 있다. 정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1골 4도움으로 맹활약 중인 이강인에 대해 “지금 하는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신뢰를 보냈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 우크라이나와 치르는 결승에서 이기면 아시아 최초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른다. 
이강인은 “꼭 우승해서 부모님께 트로피를 보여드리고 싶다. 새벽에 응원할 국민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우치=뉴스1
1시 올빼미 응원 준비됐나요… 한국, U-20월드컵 첫 우승 도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한국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왼쪽)과 이강인이 14일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눈빛을 교환하며 미소짓고 있다. 정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1골 4도움으로 맹활약 중인 이강인에 대해 “지금 하는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신뢰를 보냈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 우크라이나와 치르는 결승에서 이기면 아시아 최초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른다. 이강인은 “꼭 우승해서 부모님께 트로피를 보여드리고 싶다. 새벽에 응원할 국민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우치=뉴스1
“지난해 이 대회 최종예선에서 준우승을 했을 때 ‘2위를 하면 연필 한 자루도 없다’고 했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어 따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정정용 감독)

“내가 우선 생각하는 것은 그저 같이 뛰고 같이 즐기는 것이다. 이기면 좋겠지만 결승전도 결국 한 경기다. 우리가 행복하면 그걸로 만족한다.”(이강인·발렌시아)

운명의 날이 밝았다. 21명의 젊은 태극전사가 세계 제패를 향해 뛴다.

정정용 감독(50)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이 16일 오전 1시 폴란드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맞붙는다. 이기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챔피언이 된다.

14일 경기 장소에서 개최된 공식 기자회견에는 정 감독과 함께 우승할 경우 골든볼(최우수선수) 수상이 유력한 이강인(18)도 참석했다. ‘명장’으로 거듭난 정 감독은 ‘팔색조 용병술’을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도 볼 수 있냐는 질문에 “마지막 경기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플랜은 정했지만 마지막 훈련을 통해 더 확인해야 한다. 아직 완벽하게 돼 있지는 않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뛸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매 경기 고비였고 매 경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우승하면 헹가래 쳐 줄거냐”라고 정 감독이 묻자 이강인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강인은 “이렇게 좋은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형들, 그리고 국민들 덕분이다. 우리가 준비한 것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번 더 부탁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 앞서 14일 폴란드 우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코칭스태프를 향해 박수를 치는 등 밝은 표정으로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은 강행군에도 부상 선수 한 명 없이 탄탄한
 전력을 유지해 마지막 남은 1승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우치=AP 뉴시스
“한번 더 부탁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에 앞서 14일 폴란드 우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코칭스태프를 향해 박수를 치는 등 밝은 표정으로 회복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은 강행군에도 부상 선수 한 명 없이 탄탄한 전력을 유지해 마지막 남은 1승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우치=AP 뉴시스
결전을 앞둔 한국 선수들은 훈련장에서도 활기가 넘쳐 보였다. 에콰도르와의 4강전 장소였던 루블린에서 버스로 5시간을 넘게 달려 우치로 왔을 때 비쳤던 피곤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싸이의 ‘챔피언’ 등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선수들은 결승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김성진 의무 트레이너는 “결승까지 왔는데도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수로 따지면 80점 이상이다. 경이로운 숫자다. 그만큼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기 때문이다. 부상 선수도 한 명 없어 놀랄 정도”라고 전했다.

정 감독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도 특정 포메이션에 의존하지 않고 상대의 전략에 따라 다양한 용병술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전 경기에서 가동한 전술을 보면 결승전은 3-5-2 포메이션을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의 활용법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파이브백에 가까운 두꺼운 수비를 바탕으로 킥을 통한 역습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6경기에서 실점이 3골밖에 안 될 정도로 수비벽이 높기에 이강인을 전면에 세우기보다는 ‘명품 킬 패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계속 2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길 공산이 크다.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530분을 뛴 이강인의 체력은 괜찮을까. 김성진 트레이너는 “피로도가 높지만 워낙 근성과 책임감이 강하다. 18세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신력과 체력이 있다.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 우크라이나 감독(61)은 “한국은 피지컬도, 전술도 잘 준비된 팀이다. 결승에 올라올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강인에 대한 대책을 묻자 “우리 전술을 말할 수 없다. 아파트 열쇠를 남에게 줄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말을 아꼈다.

훈련을 취재진 등 외부에 공개한 한국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철저한 비공개 훈련으로 전력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도 했다.

우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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