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前아르헨티나 대통령, 10월 대선 부통령 출마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0일 19시 23분


코멘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으로 경제 위기를 초래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월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트위터 동영상에서 좌파 성향의 정의당 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총리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며 “두 후보 조합은 아르헨티나가 현재 처한 현실에 가장 적합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전 총리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의 정권에서 총리를 역임했다. 로이터통신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부통령직을 맡지만 막강한 실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2007~2015년)에 아르헨티나 경제는 추락을 거듭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울 때도 임금을 올리고 학생들에게 공짜 노트북을 지급하는 선심성 정책을 펼쳤다.

그는 연이은 경제 실정과 과도한 복지 지출로 경제가 어려워지는 와중에도 보톡스 시술과 패션 명품 구입을 즐기며 사치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각종 부패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도 3선 연임을 위한 개헌을 시도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중도 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과 직접 맞붙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부통령 출마를 선언한 것도 부패 관련 재판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공금 횡령 혐의로 재판을 앞둔 그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상당수가 과거의 풍족했던 복지제도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 47.6%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마크리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제 막 경제 회복을 시작한 아르헨티나가 과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