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2주만에 또 정전…마두로 정부, 야권 책임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6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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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공항 등 전력 끊겨…시민들 불안 가중
과이도 “마두로 정부, 허위정보 흘려 불안감 조성”

베네수엘라에서 25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해 많은 지역에서 또다시 정전이 발생했다. 베네수엘라에선 2주 전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전역이 마비된 적이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8분 카라카스를 시작으로 바르키시메토와 마라카이보, 바리나스 등 서부지역 여러 도시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휴대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았고, 텔레비전도 꺼졌으며, 상점들은 약탈을 우려해 서둘러 문을 닫았다. 카라카스 외곽에 위치한 시몬 볼리바르 공항에서도 전력이 끊겨 많은 이용객들의 발길이 묶였다.

카라카스 거리에는 지하철 이용이 끊기자 버스 등으로 귀가를 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청소용품 가게에서 일하는 아나 곤잘레스(64)는 “지하철이 없어 어떻게 집에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집까지 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정전이 ‘공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통신부 장관은 국영 VTV에 출연해 “이번 정전은 베네수엘라 전체 전력의 80%를 담당하는 구리 댐 수력발전소에 대한 공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정전을 야권 책임으로 돌리며 “그들이 국민들을 심각한 불안에 빠뜨리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카라카스를 포함해 베네수엘라 23개 주 가운데 17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했다”며 “마두로 정부가 이런 순간을 허위 정보를 흘리고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7일에도 19개 주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일주일 간 지속된 정전은 지난 13일 복구가 됐지만 많은 혼란을 낳았다.

전기모터를 활용해 식수를 사용하던 대부분 주민들은 물 부족에 시달렸으며, 의료기관에서는 호흡기나 투석기 등의 장비가 가동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굶주림에 지쳐 상가를 약탈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당시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정전 사태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과 반(反) 정부 세력 등은 마두로 정권의 부패와 무능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에 군인과 물자를 실은 군용기를 보낸 것을 두고 베네수엘라에 도움이 되지 않은 행동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여러 국가들은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지원은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압도적으로 많은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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