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파’ 하토야마 전 총리, 7년만에 정계 복귀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7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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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사진=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의 대표적인 친한파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72) 전 총리가 25일 정치단체를 만들며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일본 정치 무대에 돌아온 것은 2012년 정계 은퇴 이후 7년 만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구의 한 행사장에서 스토 노부히코(首藤信彦) 전 민주당 중의원과 함께 ‘공화주의(共和主義)’를 전면에 내건 진보 정치단체 ‘공화당’ 창당 준비 행사를 처음 개최했다. 최근 두 사람은 창당의 기본이 되는 사상을 소개한 저서 ‘다음의 일본에’도 낸 바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7년 전 많은 공약을 이루지 못하고 정치를 그만 두었는데 다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괘씸해 보일 수 있지만 (내가 떠난) 7년 간 일본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민의를 잘 담아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복귀 취지를 ‘(정치가로서의) 책임 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옛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09년 55년만에 정권을 교체해 총리에 올랐지만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 비행장 외부 이전’ 공약으로 미일 관계가 악화돼 1년 만에 물러났다.

특히 그는 동아시아 외교 상황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은 ‘종결점’인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이 총리가 짧은 시간에 노력을 한 것”이라며 “정상회담 전 한일 간 물밑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일 관계는 일본이 (강제징용 등 과거사에 대한) 진실에 다가가는 노력 여하에 따라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제법 위반만 강조하는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도 비준한 국제 인권 규약에 따라 한국 원고들이 개인 청구권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개인 청구권이 유효하다는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일 관계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가 ‘조건 없는 대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경제 재재에 동참하는 이중적인 행동을 보면 진심으로 북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지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정당이 되기 위해 국회의원 5명을 배출하거나 국가 선거에서 전국 2% 이상의 득표율이 필요하다. 이들은 조만간 있을 선거 등을 통해 2030년까지 3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원전 반대, ‘손타쿠(忖度·윗사람의 의중을 알아서 헤아린다)’ 등 총리 관저에 집중된 아베 내각의 문제점을 들어 헌법재판소를 설치, 삼권 분립을 지킨다는 등의 주요 공약도 내놨다. 당 대표에 하토야마 전 총리가, 슈토 전 의원이 당수에 오를 전망이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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