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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전시 중단은 ‘검열’…재개 기쁘지만 조건부라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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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전시 중단은 ‘검열’…재개 기쁘지만 조건부라 죄송”

뉴스1입력 2019-10-10 15:29수정 2019-10-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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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 만난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실행위원 오카모토 유카(岡本有佳). 그의 뒤에 붙은 종이들은 기획전 중단 이후 ‘내가 얼마나 자유롭지 못했나’에 대한 글이 적힌 것으로, 기획전 응원을 위해 기획전을 가로막은 벽에 약 2000명이 붙인 것이다.© 뉴스1

지난 8월1일 일본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뜻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된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가 개막했다.

그러나 기획전은 불과 사흘 만에 중단됐다. 트리엔날레측은 일본 우익세력들의 테러 협박 등에 따른 안전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획전 참여작가 누구도 이 사실을 듣지 못했고, 그렇게 전시는 2개월간 벽으로 막힌 채 관객들의 출입을 막았다. 기획전측은 협박전화로 전시가 중단되면 결국 같은 일이 반복된다며 우려를 표했지만 답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8일, 기획전 실행위원들과 전시 참여작가들, 시민들, 지식인들의 도움으로 전시는 재개됐다. 10일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서 만난 오카모토 유카(岡本有佳) 실행위원은 “다행히 재개돼 기쁘다”면서도 “복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재개가 되지 않았다면 일본 사회가 더 나빠질 수 있으니까 잘된 일이고 기쁘다”면서 “전시 관람인원이 제한되는 등 또다른 조건들이 생긴 채 재개됐기 때문에 작가들과 관객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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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엔날레측은 전시 재개일인 8일에는 추첨을 통해 총 60명만 관람을 허용했고 9일과 10일은 하루에 210명씩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관람기준은 매일 아이치 트리엔날레 홈페이지에 변경돼 게시된다.

오카모토 유카는 “‘부자유전’은 2012년 안세홍 작가의 ‘위안부’ 사진전 취소 사태를 계기로 마련된 전시로 7년간 우익세력 등의 항의를 막을 수 있는 경험이 있었는데도 보안 때문에 막아야 했다고 주최측은 주장하더라”라며 “정치인들의 말도 안 되는 압력으로 이뤄진 분명한 ‘검열’로, 어떤 이유로 일어났는지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지 않으면 이같은 일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열’에 대해 법적으로 다루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전시 재개가 더 시급했던 것. 결국 나고야지방법원에 재개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트리엔날레측과 협의를 통해 8일 전시가 재개됐다.

그러나 그는 전시가 재개된 이후에도 우익세력의 항의는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개막 후 사흘 간 진행된 전시에서도 우익세력들은 ‘소녀상’ 등을 이유로 테러 협박 전화 등을 해왔다. 오카모토 유카에 따르면 현재도 매 전시마다 2~3명씩은 우익세력으로, 적극적인 항의는 못 하지만 그런 기미를 보인다고.

오카모토 유카는 “실행위원들과 직원들이 자비를 들여가며 이런 세력들의 항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가 나서는 것보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우익세력들이 큰 소리나 이상한 소리를 내면 ‘시끄럽게 하지 말고 예술을 작품으로 봐라’ ‘역사를 제대로 보자’는 식으로 막아준다”며 “좋은 시민사회가 만들어져야 이런 일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획전 전시장에 들어가는 언론 취재도 막고 있는데, 어떻게 재개하게 됐는지, 현 상황은 어떤지에 대한 보도가 이뤄져야만 한다”며 “그나마 재개 첫날 관객들의 사진촬영을 막은 것과 달리 지금은 허가한 게 다행”이라고 했다.

한편 이 전시는 ‘소녀상’ 등 과거 정부나 극우 인사들의 압박에 의해 제대로 전시되지 못한 작품들이 소개된 기획전이다. 2개월간 전시가 중단됐지만 8일 극적으로 전시가 재개됐다. 전시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폐막일인 14일 함께 막을 내린다.


(나고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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