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환경상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불가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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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논란 확산
“다른 선택지 없고 안전도 문제없어”… 스가 관방 “환경상 개인의견” 선그어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75) 일본 환경상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 처리를 두고 “바다에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하라다 환경상은 10일 기자회견에서 “과감하게 방출해 희석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그다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나라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규제위원장도 자신과 같은 의견이라며 “안전성, 과학성 측면에서 보면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하라다 환경상의 발언은 ‘오염수 처리법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설명과 달리 바다 방류 방침을 이미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외무성은 4일 한국을 포함한 도쿄 주재 22개국 외교관들을 초청해 아직 오염수 처분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하라다 환경상이 11일 개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작심하고 발언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다. NHK에 따르면 8년이 지난 지금도 외부에서 흘러들어가는 지하수 등으로 하루 약 170t의 방사성 오염수를 생성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정화한 뒤 원전 내 약 1000개의 대형 물탱크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문제는 정화 작업을 거쳐도 오염수에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트라이튬)’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2022년 8월경 물탱크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라다 환경상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스가 장관은 “경제산업성 소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처분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논란 확산#일본 환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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