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외무성 한반도 담당 실무라인 교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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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스기 후임에 다키자키 임명
아베, 11일 개각때 고노 외상 바꿀듯… 후임에 모테기 경제재생상 유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일 개각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무성이 한반도 담당 실무진을 교체하는 등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한일 관계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은 3일 한반도 총괄 담당이던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59)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차관보급인 경제담당 외무심의관으로 승진했다고 발표했다. 후임으로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을 거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57) 남부아시아부장이 임명됐다. 6자회담 일본 측 수석 대표인 아시아대양주국장 교체는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전날에는 북한 외교담당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북동아시아2과장이 외무성 살림을 책임지는 대신관방(大臣官房)부로 이동했다. 후임자는 가시와바라 유타카(柏原裕) 중동1과장이다. 한반도 업무 경험이 많지 않은 인력들로 충원되는 셈이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11일 개각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을 교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임으로는 미일 무역협상 책임자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이 꼽힌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2일 모테기 경제재생상을 따로 만났다고 전했다.

일본 외교소식통은 “고노 외상이 그간 한일 문제에서 총리보다 더 튀는 발언을 거듭해 총리 관저에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노 외상은 7월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의 말을 도중에 끊고, 자신의 격에 맞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는 등 잇따른 외교 결례로 논란을 일으켰다. 다른 소식통은 “외상 교체는 거의 확정적이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아랫사람을 상당히 압박하는 스타일이어서 외무성 분위기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가는 상황에서 지한파로 꼽히는 가나스기 국장의 교체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반면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해결을 중시하는 가나스기 국장이 승진한 것은 외무성 안에서 한국 업무에 대한 중요성을 여전히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풀이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신나리 기자
#아베 신조#일본 외무성#실무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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