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간토대학살 조선인 추도식 개최…도쿄도지사, 3년 연속 추도문 거부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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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 1일 1923년 간토대지진 96주년을 맞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이 열렸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 신문은 간토대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법회가 요코아미초 공원 내 위령당에서 열리는 것과 별도로 공원내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일조(日朝)협회와 도쿄도합회 등의 주최로 추도식이 열렸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지난 2016년까지는 도쿄도지사가 매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문을 보냈지만,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이케 지사는 간토 대지진 희생자 추도문을 보냈기 때문에 조선인 학살 희생자들에 대해 따로 추도문을 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도쿄를 포함한 혼슈(本州) 동부 지방을 강타한 최대규모 7.9의 대지진으로, 약 10만 5000명의 희생자를 냈다. 당시 대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가운데 “재일조선인(또는 중국인)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라는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일본 민간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6000여명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이후 50여년 만인 1973년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 학살된 조선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비가 세워졌고, 이후 매년 9월 이곳에서 일조협회 등 시민단체 주최로 조선인 추도식이 개최되고 있다. 실행위원회가 도쿄도에 추도문을 요청하면 이전에도 더러 보내왔지만 2006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는 해마다 빠지지 않고 도쿄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왔었다.

요코아미초 공원은 도쿄도가 소유하고 있으며, 추도비에는 “잘못된 책동과 유언비어로 6000여명의 조선인이 귀한 생명을 빼앗겼다”고 새겨져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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