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우파정권 ‘균열’…친유럽 야당이 부다페스트 잡았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4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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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우파성향 여당 피데스가 13일(현지시간) 수도 부다페스트 시장 자리를 친유럽 성향의 야당에 뺏겼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지방선거에선 부다페스트 시장 선거 개표율이 82%인 현재 중도 좌파 성향의 야권 단일후보 게르게이 커러초니가 51%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직 부다페스트 시장인 여권의 이슈트반 터를로시 후보는 44%의 득표율로 뒤처졌다.

사회민주당에 소속된 커러초니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터를로시 후보로부터 당선 축하 전화를 받았다면서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지난 3월 터키 야당의 이스탄불 시장 선거 승리에 빗대면서 “이스탄불은 여러 측면에서 오르반 정권과 유사한 공격적인 비자유주의 세력(터키 정권)에 반대표를 행사했었다”고 말했다.

피데스는 커러초니 후보가 이민자들의 유입에 찬성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시장직에 적절하지 않다고 비난했으며, 오르반 총리는 야당이 집권한 지역의 자치단체와의 협력관계를 끊겠다고 위협해왔다.

그럼에도 야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예상 외로 선전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이념에 관계없이 진보성향 정당과 보수성향 정당들이 힘을 합쳤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은 많은 도시에서 단일 후보를 냈고, 그 결과 주요 도시 23곳 중 10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2022년 차기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의 재집권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2010년부터 극단적인 반(反)이민 정책을 추구하고 친정부 성향 언론의 통폐합을 시도하면서 유럽연합(EU)과 사사건건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헝가리 정치분석가 안드러스 비로너기는 “오르반 정권의 첫 균열이 나타났다”면서 “부다페스트를 얻은 건 (야권의) 큰 성과지만, 수많은 지방 도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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