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클 英왕자비, 아프리카서 존재감 뽐내…“난 당신의 자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4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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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성들이 만든 브랜드 원피스 착장
남아공서 성폭행 당한 후 살해된 피해자 추모도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10일 동안 이어진 아프리카 남부 순방을 지난 2일 마쳤다. 3일(현지시간) CNN은 유명 영화배우 출신인 마클 왕자비가 왕족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지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마클은 9월 23일 첫 순방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케이프타운에서 “나는 어머니, 아내, 여자 그리고 유색 여성이자 여러분의 자매로서 여러분과 함께 여기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연설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여성의 권리를 위해) 주장하며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클이 입은 의상 역시 특별했다. 검정 바탕에 흰 색 무늬가 그려진 원피스는 아프리카 여성들과 관련된 패션 브랜드 ‘마야미코(Mayamiko)’의 제품이다. 지속가능한 윤리적인 패션을 표방하며 2013년에 설립된 마야미코는 아프리카 말라위에 공장이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 여성을 고용하는 식으로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교육의 기회를 만든다. 마클이 입은 하늘하늘한 소재의 긴 원피스는 공개 직후 매진됐다.

마클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성폭행당한 후 살해된 19살 여학생의 추모 공간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한 것 역시 화제가 됐다.

메건은 피해자의 추모 공간인 마련된 우편취급소를 찾아 추모의 뜻을 담을 리본을 건물의 기둥에 달았다. 리본에는 ‘이 순간 우리는 함께 맞서고 있다’는 글씨가 부족어로 쓰여있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지난 5월 태어난 아들 아치를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서 공개한 것도 특별하다.

마클은 그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치를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철폐 운동을 주도해 노벨상을 수상한 투투 대주교와 만나는 자리에 동행시켰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대학에서 열린 원탁 토론에서 마클은 여성 교육의 중요성과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며 “나는 가족의 재정적 지원 덕분에 대학에 다닐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같이 생긴 (유색인종의) 사람이 나와 같은 배경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클은 남아공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며 “서로를 공격하고, 대립하고, 위험해보이는 세상으로 보이나 여러분들은 이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와 그밖의 나라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라며 “당신이 여기 남아공에 있든, 영국, 미국, 혹은 세계 어디에 있든 당신은 변화의 힘을 내제하고 있다. 이것이 여러분들을 세상과 연결시킬 것이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아프리카 순방은 영국 ITV를 통해 연말께 방송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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