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괴짜 수학자, 파리 시장 후보 지지율 3위…집권당 2파전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6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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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리본에 거미 브로치…"인기가 표결로"
집권당 2파전에 現이달고 시장 1위 차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창당한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내년 3월로 예정된 파리 시장 선거 여론전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명 수학자 출신 하원의원 세드리크 빌라니가 LREM의 파리시장 후보 공천에서 낙마한 뒤 독자적인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9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빌라니가 15%의 지지율을 거두며 3위를 차지했다.

LREM의 공천 후보 벤자맹 그리보 전 정부대변인(장관급)과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빌라니 측 대변인은 “현장에서 느끼는 열정과 빌라니의 인기는 이제 투표 의지로 바뀌고 있다”며 내년 3월로 예정된 시장 선거에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빌라니 캠프에서 활동하는 안-크리스틴 랑 의원은 “아직 격렬한 싸움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분명 (대결은) 확장될 것이다”며 그리보 전 장관과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라니는 기체의 움직임을 정리한 ‘볼츠만 방정식’을 연구해 2010년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을 수상한 유명한 수학자다. 장발에 커다란 리본, 거미 모양 브로치 장식으로 ‘괴짜’라는 별명이 붙었다. 알기 쉬운 수학 이야기로 프랑스의 사랑을 받는 학자로 거듭났으며 2017년에는 인기에 힘 입어 하원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그리보 전 장관은 지지율 17%로 불안한 2위에 올랐다.

그리보 전 장관을 향한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 등의 전폭적인 지지가 오히려 유권자들의 마음이 빌라니 쪽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리보 전 장관 특유의 거만한 엘리트적인 태도가 점수를 깎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리보 측은 “언젠가 빌라니가 (우리쪽 캠프에) 합류하길 바란다”면서도 “사실 그리보와 빌라니는 대척점에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토론을 통해 빌라니가 정책적 비전이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이달고 현 파리 시장 측은 “우리에게 있어 현 상황은 거의 완벽한 구성이다”며 3파전을 반기는 눈치다.

집권당이 2파전으로 지지세력을 분산시키는 사이 사회당(PS·중도좌파) 소속인 이달고 시장은 24%의 지지를 받았다.

2014년 시장 선거 1차 투표에서 거둔 34%의 득표율을 밑돌지만 여전히 선두다.

르몽드는 이번 여론조사는 집권당의 분열 뿐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프랑스 시민들의 지지세가 약화됐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결과라고 해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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