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40여명 살린 獨구조선 선장 “파리 명예메달? 안 받겠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2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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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영웅과 범죄자 판단할 필요없다"
"정작 프랑스는 난민 운동가들 범죄인 취급"

지난 7월 리비아 영해에서 표류하던 5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한 뒤 유럽의 관문인 이탈리아 입항을 강행한 독일 국적의 구조선 선장이 프랑스 파리시가 수여 하는 최고의 명예상을 거절했다.

21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파리시는 7월 당시 카롤라 라케테 선장과 피아 클렘프 선장에 대해 “이탈리아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조선을 정박한 그들의 거듭된 용기를 칭송한다”며 파리 명예메달, ‘그랑 베르메이(Grand Vermeil)’를 수여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클렘프는 이날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고 “우리는 정부 당국이 누가 ‘영웅’이고 누가 ‘범죄자’인지 판단하길 원치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을 향해 “당신은 우리 구조선 직원들이 매일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난민을 구해냈다며 상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당신은 파리시의 경찰들에 거리 노숙자의 담요를 빼앗으라고 명령하고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의 권리를 위해 항의하는 사람들을 범죄인 취급한다”고 꼬집었다.

클렘프의 성명이 발표된 뒤 파리시 당국은 “클렘프와 직접 접촉하겠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파리시는 난민의 인권과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클렘프와 함께 난민선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섬에 입항시킨 라케테는 현재 현재 불법 난민 지원 혐의 등으로 이탈리아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라케테는 상륙 직후 구조선이 입항하는 과정에서 경찰선과 충돌해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클렘프 역시 2년 전 이탈리아 시칠리아 해협에서 그의 구조선을 이탈리아에 압수당했으며 관련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만약 두 선장 모두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최고 2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클렘프는 현지 매체인 바슬러 차이퉁 독일판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유럽인권재판소까지 가서 이들과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강경 난민 정책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지난 7월 파리의 수상 발표 당시 “경찰 선박을 들이받았다는 이유로 훈장을 준다면, 경찰이 유죄냐”며 “파리시는 정말 더 이상을 해낼 수는 없는 모양”이라고 조롱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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