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수용소 경비 선 구순 노인들도 법정 세우는 독일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9일 2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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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를 선 브루노 데이(92)가 5230건의 살인 방조혐의로 오는 가을 법정에 선다고 독일 함부르크 법원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임지에 따르면 데이는 1944년 8월부터 1945년 4월까지 폴란드 소재 스튜트호프 강제수영소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나이는 17~18세로 나치 친위대(SS) 소속 사병이었다.

함부르크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데이는 직접 처형에 가담하지는 않았으나 죄수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조력해 살인을 방조했다. 그단스크(전 단치히) 동쪽에 위치했던 나치 수용소에서는 유대인, 폴란드인, 동성애자 등 수감자 6만명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는 이 가운데 5230건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4월 데이를 기소하며 “살인 기계의 한 작은 축”이라고 그를 지칭했다.

데이는 기소된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용소내에서 살인이 벌어지는 것은 알았으나 일개 경비였을 뿐”이라며 “수감자들에 대해 미안함은 있었지만 풀어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나치 친위대에 들어간 것도 심장 질환으로 인해 일반병으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었다.

한편 학살을 자행한 수용소 책임자외에 경비원 등 일반 사병들이 기소되기는 데이가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금까지 기소된 경비중 가장 어린 나이이다. 앞서 2018년 같은 수용소 경비를 지낸 94세 요한 레보겐이 기소됐었으나 노환으로 입원하며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 97세 한 전직 경비도 기소됐으나 건강상 재판 진행에 무리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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