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어다니는 성범죄 현장”… 英여성, 생부 고소 시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6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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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英여성 "13살때 성폭행 당했던 생모에게서 태어나"

영국의 33세 여성 A씨가 자신의 생부를 아동 강간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5일(현지시간) BBC에 출연해 “나는 걸어다니는 성범죄 현장”이라며 자신의 DNA를 증거로 자신의 생모를 성폭행한 남성을 고소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입양 가정에서 성장한 A씨가 자신의 생모와 생부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 것은 18살이 되던 해였다.

그는 자신의 입양 관련 서류에서 13살이었던 생모가 35살이었던 지인의 성폭행으로 자신을 임신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나는 늘 생부가 벌을 받지 않은 것이 정말 잘못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DNA가 사건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생모는 사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원하지 않고 있어 A씨는 현재 피해자 없는 고소(victimless prosecution)를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태어나기 전년도인 1975년에는 성폭행에 대한 혐의나 수사 기록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14년 한 여성이 이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협조나 진술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를 요구한 여성은 자신이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지 법적인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률은 이 상황에서 그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우리는 검찰과 이 건에 대해 논의했으나 검찰 역시 해당 사건을 지원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A씨는 “내 입양 서류에는 버밍엄에 거주하던 생모가 가족의 친구 집에서 보모로 일하던 당시 성폭행을 당했다는 기록이 있다. 생모가 일곱 차례 이같은 일을 겪었다고 상세히 표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생모가 13살이었음을 감안하면 생부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것이다. 강간죄가 설립된다”고 말했다.

A씨는 “서류에 가해자의 이름과 주소가 분명히 밝혀있다. 당시 사건을 당담한 경찰, 사회복지단체, 보건단체 등은 이를 모두 알고 있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 생모는 흑인 노동자 계층 출신이다. 관계자들의 태도는 생모의 출신과 무관하다고 보기 힘들다”며 사실상 인종적 계급적 차별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생부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생모와 나를 위한 정의를 원한다. 그가 선택한 행동은 내 삶을 형성했다. 그런데 그는 쉽게 사건에서 멀어져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제스 필립스(노동당·버밍엄 주) 의원은 “우리 법은 이 여성의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며 법안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필립스 의원은 “우리는 오랫동안 여성의 정의를 위해 싸워왔다”며 “폭력적인 가정에서 성장하거나,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단순히 사건의 목격자가 아니다. 폭행 사건은 이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필립스 의원은 ‘이 남성을 고소하는 것이 대중의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버밍엄에 사는 10대 청소년들이 이곳은 범죄자들이 자유롭게 행보할 수 없는 곳임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이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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