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시내병원서 흑사병 2명 확진…시민 우려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3일 2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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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쥐벼룩을 매개로 전염되는 흑사병(페스트) 환자가 발생해 베이징(北京) 시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인민정부는 12일 “네이멍(內蒙古)구 자치구 시린궈러(錫林郭勒) 지역 (출신) 2명이 폐 흑사병으로 확진됐다”며 “환자들은 베이징 차오양구 관련 의료 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언제 발병했고 확진됐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환자가 입원한 곳은 인파가 몰리는 싼리툰 인근의 서우두(首都)의과대학 부속 베이징 차오양병원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 위챗(카카오톡에 해당)에 환자를 3일 진료했다는 차오양병원 의사 리지펑 씨의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리 씨에 따르면 중년 남성인 환자 1명은 10일 간 발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또 다른 환자는 이 남성의 아내였다. 리 씨는 “호흡 질병 치료에 익숙하지만 이번엔 보고 또 봐도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이런 증상이) 매우 드물다는 것만 알았다”고 밝혔다.

한 누리꾼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긴급통지에 따르면 차오양병원은 3일 오후 10시경 내몽골에서 온 환자를 받았고 중국질병통제센터 검사를 통해 12일 오후에야 흑사병을 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지에는 발열 외래진료를 하는 모든 의료기관에 11월 3~5일 차오양병원에서 응급과 진찰 경험이 있는 발열, 림프선 확대, 기침 증상 환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격리시키라는 내용이 담겼다.

시민들의 우려가 확산되자 중국질병통제센터는 13일 오후 “페스트가 더 확산될 위험은 지극히 낮다”며 “환자를 격리시켜 조사했다. 노출 가능성이 있는 모든 장소를 소독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웨이보에 “확진 판정까지 10일 가까이 시간이 걸린 점이 불안하다” “대중교통으로 왔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올라오자 중국 당국은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중국에선 2009년 12명에게서 흑사병이 발병해 3명이 사망했다. 2011년부터는 발병자가 1~3명 수준이었고, 지난해에는 발병자가 없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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