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대, 신화통신 사무실에 화염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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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면 통제권 발표에 시위 격화… 건물 유리깨고 로비에 화재
‘시민 의회’ 만들겠다며 거리 선거… 경찰이 최루탄 쏘며 해산시켜

중국 공산당이 1일 “홍콩에 전면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 2일 홍콩 시위대가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홍콩 사무실을 처음으로 습격했다.

시위대는 이날 홍콩 도심 완차이에 있는 신화통신 사무실 입구의 유리문과 창문을 파손하고 붉은색 잉크를 뿌렸다. 신화통신 관계자가 있는 상황에서 건물 내부에 화염병을 던져 로비에 불이 났으나 조기에 진화돼 피해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시위대들은 신화통신 사무실 입구에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추방하라”고 썼다.

시위대들은 중심가 센트럴에 있는 홍콩과 중국의 합작 금융사인 HSBC, 뱅크오브차이나 등 중국 관련 은행에도 화염병을 던졌다. 중국 기업 소유 체인점인 ‘베스트마트360’에도 시위대의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는 등 이날도 시위대는 중국 본토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시위 22주째인 이날 시위는 홍콩 정부청사 인근의 차터가든, 홍콩 북부 침사추이 곳곳에서 진행됐고 수천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동부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파크에서는 시위대들이 ‘시민 의회’를 만들겠다며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입후보하는 자체 선거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표결 전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경부터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신화통신 대변인은 2일 밤 성명을 내고 시위대를 ‘폭도’로 지칭하면서 “홍콩 경찰이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뉴스 기관을 협박하는 건 문명의 마지노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1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중앙이 (홍콩)특별행정구에 전면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완비할 것”이라며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과 주요 관료에 대한 임면 체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가 관료 임면권을 통해 홍콩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도 책임을 물어 사퇴시킬 수 있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공산당#홍콩시위대#신화통신#4중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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