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촉발한 살인범 홍콩에 사과 “대만서 벌 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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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1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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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사태를 촉발한 살인 용의자 찬퉁카이(왼쪽)가 23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홍콩 시위 사태를 촉발한 살인 용의자 찬퉁카이(왼쪽)가 23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대규모 홍콩 시위를 촉발한 여자친구 살해 용의자가 복역 후 출소하면서 홍콩인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대만에 가서 처벌을 받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홍콩인 찬퉁카이 찬퉁카이(陳同佳, 23)가 23일(이하 현지 시각) 홍콩 픽 욱 교도소에서 돈세탁 혐의로 18개월을 복역한 후 출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가 전했다.

찬퉁카이는 기자들에게 “내가 저지른 최악의 실수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인다”며 “대만에 가서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또 홍콩 사회와 시민을 향해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인 뒤 자리를 떠났다.

대만 사법 당국은 찬퉁카이 출소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그의 신병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홍콩 정부는 대만 정부가 그를 인수할 권한이 없다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어 찬퉁카이가 대만으로 인도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찬퉁카이는 지난해 2월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홍콩으로 도주했다. 대만은 현지에서 범죄를 저지른 찬퉁카이를 대만으로 인도할 것을 홍콩에 요청했다. 하지만 홍콩과 대만 사이의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찬퉁카이를 대만에 송환할 수 없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중국과 대만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송환법’ 발의를 추진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 등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데 송환법을 악용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대했다. 홍콩 당국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법안 발의를 추진했고, 시민들은 넉달 이상 시위를 벌였다.

람 장관은 지난달 4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지만, 홍콩인들은 ▲홍콩 시위대 폭도규정 철회 ▲조건 없는 시위대 석방 ▲독립적인 경찰 수사 ▲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며 반정부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콩 당국이 최루탄과 고무총, 물대포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시민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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