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악화되면 모든 옵션 가능하다” 람, 중국군 개입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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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시위대 폭력성 집중보도… “일반인에도 폭력, 공포감 불러”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8일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우리가 사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상황이 매우 악화되면 어떠한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군대 투입은 중앙정부에 너무 대가가 크다”고 했다. 5일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반중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고조되자 중국군 개입 가능성을 처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람 장관은 “‘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것이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도 호소했다. 복면금지법 시행 후 19세 만삭 임신부와 12세 학생 두 명을 포함해 지난 주말에만 118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추가 조치로 소셜미디어 및 인터넷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 중국어판은 당국이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인터넷을 규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게시판은 시위대가 집결 장소 등을 전달받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창구였다.

홍콩 시위는 1일과 4일 각각 18세와 14세 남학생이 경찰의 실탄에 맞은 후부터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홍콩 정부와 경찰에 대항하던 시위대는 점차 일반인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해 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NYT는 “주부, 직장인 등은 이미 빠져나가고 이제 학생과 직업 시위꾼들만 남았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중앙방송(CCTV)은 스포츠 채널에서 미 프로농구(NBA) 경기 중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4일 NBA 인기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게시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틀 후 모리 단장이 발언을 취소했음에도 중국 당국의 분노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CCTV의 조치를 지지하는 유명인 및 누리꾼들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홍콩 반중 시위#캐리 람#중국군#긴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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