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리카돼지열병,1년 넘게 ‘진행 중’…돼지고기 값 47%↑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7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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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올해 7월 최소116만마리 살처분
올해 말까지 약 2만마리 폐사 전망
정치적 리스크로 될 가능성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에서 최초로 발병한 이후 ASF 확산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달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47% 가까이 폭등하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 홍콩 시위 등을 제치고 중국 정부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ASF 발병 1년이 지났지만 정부의 ‘통제중’ 발표와는 달리 31개 성·시·자치구 전역으로 확산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됐다.

중국 내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작년 8월 북부 랴오닝성 선양에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돼지열병이 지난해 4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후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분량을 러시아산으로 바꾸며 발생한 만큼, 러시아 돼지고기에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9개월 만에 중국 최남단인 하이난성에서 발견되며 돼지열병은 전역에 퍼졌다.

작년 8월부터 지난 7월 3일 기준 중국 정부는 143건의 발병 사례가 확인됐고, 116만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밝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말까지 ASF로 인해 약 2억마리가 폐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8월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7% 상승했다고 발표하자 같은 날 중국 구무원은 새로운 지침을 발표해 “중앙정부 부처와 각 지방정부가 돼지고기 증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돈육가 상승 여파로 대체제인 소고기, 양고기 등 다른 육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유통되는 돼지고기 가격은 훨씬 상승폭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7억 마리가 넘는 돼지를 사육하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양돈국가이자 돼지고기 세계 최대 소비국가다. 중국인은 매년 7억마리 이상의 돼지를 먹어치우는데, 돈육은 중국 육류 소비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도 급등해 중국 식탁물가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미중 무역전쟁’이 아닌 바로 ‘돼지고기’다. 돼지고기 검색 건수는 무역전쟁 검색 건수의 69배에 달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돼지해인데 돼지고기가 비싸서 먹을 수 없네”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돼지고기 가격 폭등이 내달 1일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생과 직결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리스크로까지 작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중국의 차세대 최고 지도자 후보군에 속하는 후춘화 부총리는 최근 대책회의에서 “돼지고기의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경제 문제일 뿐 아니라 긴박한 정치 임무”라면서 “돼지고기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다면 중산층 사회 달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당과 국가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전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 보위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일부 지방정부는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1인당 하루 1㎏의 돼지고기만 살 수 있게 하는 등 구매 제한 조치를 내놨고, 사라졌던 식량배급 교환권 ‘양표’도 다시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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