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장기화에 제조업 한파… 경기침체 경고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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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對中수출 두자릿수 감소… 美제조업지수 10년만에 50 아래로
美-中 무역협상 돌파구 안보여

미국과 중국의 ‘관세 난타전’으로 한국 일본의 첨단 제조업 등 세계 제조업 전반에 한파가 불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Recession) 경고음도 커졌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3% 감소했다. 전체 수출도 13.6% 줄었다. 대중국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일본은 올해 2분기(4∼6월) 제조업 설비투자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했다. 일본 제조업의 분기별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일본의 자동차부품, 한국의 반도체 등을 수입해 미국 등에 수출하는 완성품을 생산한다. 중국의 8월 차이신(財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전달(49.9)보다 0.5포인트 올랐지만 지난달 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진 49.5에 머물고 있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이를 밑돌면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제조업의 공급망이 구축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 한국 일본 독일 등 제조업 강국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IHS마킷에 따르면 미 제조업 PMI는 8월 49.9로 하락해 2009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점인 50 밑으로 떨어졌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8월 PMI도 43.5로 7월(43.2)보다 약간 올랐지만 기준점 50을 밑돌고 있다.

CNBC는 “해외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야기된 경제 둔화 신호가 깜빡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8월 이후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 신호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골드만삭스 등은 올해와 내년 미국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속속 하향했다. 북미 화물 선적량을 보여주는 카스화물지수(CFI)는 7월에 5.9% 하락하며 ‘경기 위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 건설 자재인 구리 가격은 올해 상반기 13% 넘게 떨어졌지만 안전자산인 금값은 무역전쟁 긴장이 고조된 5월 이후 20% 이상 올랐다.

하지만 무역협상의 돌파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미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 개최 일정 조율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우리가 아주 잘하고 있다. (중국이 시간을 끄는 사이) 내가 (내년 대선에서) 이기면 중국의 공급망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사업, 일자리, 돈은 전부 사라질 것이다. 중국이 매년 미국에서 6000억 달러의 돈을 뜯어가는(ripoff) 일도 없을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중 무역전쟁#제조업 한파#관세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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